다시, 비커밍
"나는 내가 이렇게 살 줄 몰랐어"
어느 날 그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처음엔 농담처럼, 다음엔 한숨처럼,
그리고 결국 진심처럼..
하루 종일 폰만 바라보다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멍하니 보았다.
그리고 창밖을 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세탁기도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내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나는 왜 이렇게 무기력해졌을까.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몸은 천근만근이고 머릿속은 뿌옇다.
시간이 아깝다면서 숏츠를 보고 있었고,
몸이 무겁다면서 운동은 미루었다.
밥은 대충 배를 불리게 먹는 게 전부였다.
화내는 게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짜증이 먼저 앞섰다.
"싫다고 말만 하면서,
싫은 행동만 골라서 하고 있었다"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니, 너무 정확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스스로에게 실망시키는 모습이라니.
무기력한 날이 하루, 이틀, 그리고 몇 주가 지나고
나는 또다시 나를 탓하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말을 해댔다.
그 말에 지친 나는 더욱더 가라앉았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나는 여전히 살고 싶었다.
다시 활기차고 싶었고 내 삶을 좋아하고 싶었다.
거창한 목표보다,
"오늘 하루는 나를 조금 덜 미워하자"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무기력한 상태에서 의지를 바라는 것은 소용이 없다.
'해야 한다'는 다짐은 나를 더 지치게 하고,
'잘하려는 마음'은 자꾸만 실패감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만의 스위치를 만들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힘껏 입꼬리 올리기,
이불 개기,
따뜻한 물 마시기,
하루 한 번 감격의 순간 떠올리기.
그날 하루가 완전히 망가졌다 느끼더라도
작은 스위치를 눌러뒀다면
적어도 나 자신에게는 말할 수 있었다.
"오늘 나는 그래도 애썼어"
그렇게 작은 시도를 했다.
혼자 먹는 점심을 대충 먹기보다
따뜻한 차, 밀가루 없는 빵,
약간의 야채찜과 떡갈비 한 조각을 내었다.
비싸거나 대단하지 않았다.
먹는 동안 내 몸이 데워지고
나를 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복은 의지가 아니라
감각에서 시작되는 것을 잊고 있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누군가도,
비슷한 감정에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쉬고 있는 거예요. 무너진 것이 아니에요"
무기력은 게으름이 아닌 신호다.
회복이 필요하다는 조용한 경고인 셈이다.
그리고 회복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한마디 말, 한 모금의 물, 감정 하나만 알아차리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스스로를 믿을 수 있다.
매일 더더더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매일 나를 덜 미워하고
조금 더 사랑하려고 하루를 살아보면 어떨까.
�오늘의 비커밍 질문
나는 요즘 어떤 말로 나를 자주 꾸짖고 있나요?
그 말 대신, 오늘 하루 나에게 건넬 수 있는 말은 무엇인가요?
✍️ 미니 저널링 가이드
오늘 내가 느낀 감정 1가지 적어보기
오늘 지킨 단 하나의 행동 (작아도 괜찮아요)
오늘 나에게 건넬 수 있는 다정한 말 한 줄 작성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