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 것도 용기다.

오늘, 비커밍

by 감격

마음이 고마운 줄 알았지만,

그걸 받는 일이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는 간식은 고마우면서도

부담스러웠던 날이 있다.

당시 우리 집은 아빠의 사업 실패 이후 빚만 있는 상태였고

급식비며 학교 회비도 제일 늦게야 겨우 낼 수 있던 상황이었다.

나는 무엇이든 누군가 주는 것을 받는 입장이 되는 것이

당연한 시기를 살고 있었다.


물론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었다.

그들의 부모님과 우리 부모님도 잘 아는 사이였고,

나를 특별히 다르게 대하지 않으려 애써줬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아무리 소심하고 말이 없더라도,

그 모든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받기만 하는 입장이라는 것을.

그래서 마음속으로 계속 빚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는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고 싶었다.

조금은 비싼 카페에서 친구들을 불러 좋아할 만한 파르페를 시키며 말했다.

"오늘은 내가 살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맛있게 먹자!"

그 순간만큼은 그동안의 고마움을 갚을 수 있음에

내가 조금은 당당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가까웠던 두 친구는

점점 나에게 말을 아끼고 함께하는 일이 줄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들은 나를 질투했다고 한다.

자신들은 일을 하지 않는데,

내가 생색을 내는 것 같았단다.

"함께 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렇게 제대로 된 대화도 못한 체,

그들과 서서히 멀어졌다.


그날 이후, 나는 "받는 일"이 더욱 어려웠다.

누군가의 호의가 어렵고,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것은 더욱 조심스러웠다.

선물은 기쁨이 되기 전에,

언젠가 계산되어 돌아올 무언가처럼 여겨졌다.

그러기에

"내가 받아도 괜찮은 사람인지" 따지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때 나는 그들의 것을 뺏은 것이 아니었다.

받는 것 자체가 나쁠 리 없지 않은가.

그저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고 미숙했던 나였다.

아마 친구들도 그러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렇게 '받는 나'도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을 분이다.


받는 것도 용기고,

받는 것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선물이다.


누군가 나에게 건넨 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그 순간,

나는 그 마음을 다시 되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오늘 내가 받은 따뜻함이,

내일 누군가에게 전해질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제는 알듯이.



� 오늘의 비커밍 질문

나는 최근에 누군가로부터 어떤 ‘선물’을 받았는가?

그 선물을 받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가?


✍️ 미니 저널링 가이드

오늘 받은 가장 작은 친절을 떠올려보세요. 그것이 왜 고마웠는지 적어보세요.

“나는 이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으로 하루를 마무리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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