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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균 Jul 11. 2018

게이미피케이션 컨설팅을 하면서 깨달은 점

비젼, 조직, 문화, 업무 시스템, 심리, 교육, 게임, IT의 융합 

신생 스타트업 팀, VR/AR분야에서 독특한 업적을 쌓은 기업, 업계 1~2위의 큰 기업, 종업원 수십만의 기업까지 다양한 파트너들과 일하면서 참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게이미피케이션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점을 공유해봅니다.


(1) 문화 & 시스템을 바꿔야하는 설계는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내부 업무 시스템이건 외부 교육 시스템이건 게이미피케이션을 디자인하다보면 기존 조직 문화, 업무 시스템을 바꿔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클라이언트들은 이 부분에 관해 큰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제안을 하는 제 입장에서는 ISP(information strategy planning), BPR(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process innovation적 요소라 보고 말씀을 드려도, 클라이언트들은 불편해합니다. ISP, BPR, process innovation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조직의 AS-IS 모델에 큰 변화를 가져옴을 가정, 각오하고 시작하지만,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기는 원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 informal learning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창작, 성장 시키는 플레이어들이 느낄 수 있는 실패, 비난에 관한 두려움이나 부끄러움을 누그러트리기 위해 익명성을 전체 또는 부분 활용한 게임 요소를 넣으려할 경우, 기존 문화와의 충돌을 크게 우려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면서 동시에 문화, 시스템을 바꾸고 싶은 게 제 욕심이지만, 현실의 제약요건을 고려한 절충안은 “게이미케이션의 적용 결과로 조직 문화, 시스템에 변화가 생기게 유도하자.”입니다.



(2) 그들이 설계하고, 내가 수정하는 방식이 더 빠릅니다.


조직이 현재 운영하는 시스템의 AS-IS 모델에 게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경우, TO-BE 모델을 디자인하면서 동시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얹는 경우, 이렇게 두 케이스가 있습니다.


이제껏 경험을 보면,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려는 조직은 어느 정도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이해가 있습니다. 어디서 키워드만 듣고 “게이미피케이션이 유행한다는데, 우리도 해볼래요.”같은 경우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상세 설계, 적용 요소 간의 복합 효과 등에 관한 고려는 부족해도, 큰 틀에서는 이미 꿈꾸는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플레이어 분석, 인터액션 디자인, 게임 규칙 등에 관해 이해가 낮아서, 그 설계에 적잖은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요.


저는 주로 클라이언트가 꿈꿨던 모델을 스스로 먼저 문서로 정리하도록 유도합니다. 그게 뼈대입니다. 그 뼈대에 함께 살을 붙여가는 게 제 역할입니다. 이 접근이 가장 유효했습니다. 클라이언트와 제가 동시에 뼈대를 만들거나, 제가 앞장서 뼈대를 만드는 경우보다 그랬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조직 문화, 시스템에 깊게 스며들어야 성공합니다. 그 조직의 문화, 시스템을 가장 깊게 이해하고 있는 건 클라이언트 당사자입니다. 곁에서 제가 아무리 FGI, 설문을 해도 그들의 이해를 넘어서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클라이언트 스스로 보지 못하는 또는 암묵적으로 가리려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요.


저는 게이미피케이션 프로젝트에서 더 중요한 건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이해가 아닌 조직의 문화와 시스템에 관한 이해라고 봅니다. 그래서 게이미피케이션에 관한 이해는 좀 부족해도, 조직의 문화와 시스템을 깊게 이해하고 있는 클라이언트 스스로 뼈대를 세우는 접근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3) 단순한 게임이나 업무 소프트웨어가 아님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가끔 일부 클라이언트는 게이미피케이션 개발 작업을 2~3명의 인디팀이 가벼운 게임을 만드는 정도 또는 스탠드얼론으로 작동하는 간단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정도로 인식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은 깊게 들여다보면 상당히 다른 분야입니다. 목적을 놓고 보면, 게임의 궁극적 가치는 재미이고, 게이미피케이션의 궁극적 가치는 의미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재미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미를 추구하는 접근입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업무용 소프트웨어와도 다릅니다.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생산성만 추구한다면, 게이미피케이션은 재미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추구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 적용 분야에 관한 도메인 지식(domain knowledge)과 게임, 양측을 연결하는 것임을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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