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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균 Jan 07. 2020

EBS 다큐프라임 <다시학교> 1부를 보고나니

EBS 다큐프라임 교육대기획 <다시, 학교>

10부작 중 1부가 어제 방영되었다. 메인 메시지가 “학생 참여형 수업은 학생을 더욱더 힘들게 만들고, 학력을 저하한다.”로 읽혔다. 보고 나니 답답하고 아프다.

내 생각을 두 가지 측면에서 거친 문장으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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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참여형 수업 설계 관점이다. 게이미피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참여형 수업은 ‘사전준비->미션->피드백->보상’, 이런 구조로 설계가 되어야 한다. 방송에서 문제가 된 사례를 보면 원인은 이렇다. 물론 편집된 영상만 본 것이어서, 내가 잘못 이해했을 수 있다.
1) 사전준비가 부족했다. 준비(기초 지식, 수행 과정 & 참여 규칙 전달 등)가 안 된 상태로 미션만 제시하니, 학생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준비’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기초 준비는 사전에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2) 피드백이 적절하지 못했다. 제공 시기, 양, 깊이 측면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 참여형 수업을 현업 전문가들이 모여서 한다면, 현업 전문가들은 동료를 통해서만도 충분히 배운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동료를 통해서도 배우지만, 교강사의 피드백이 중요한데, 그 부분이 적절하지 못했다.


그 외에 추측한 내용은 이렇다.
1) 미션이 학습자의 관심, 수행 능력에 따라 선택 가능한 구조였는지 궁금하다. 일부 장면에서는 학습자가 뭔가를 초반에 선택하는 모습도 보였으나, 그렇지 않다면 제시받은 미션 자체만으로 초반에 학습자는 좌절하고 포기하게 된다.
2) 보상이 어떻게 설계된 수업인지 방송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았다. 참여형 수업을 통해 학습자는 내적, 외적 요인을 자극받고 그 결과를 보상으로 인식한다. 참여형 수업의 과정과 결과에서 학습자에게 어떤 내적, 외적 보상을 주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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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학력 저하 관련 이슈이다. 방송에서 언급한 ‘학력 저하’, 이 부분에서는 “학력이란 무엇인가?”란 의문이 들었다. 수능점수를 학력으로 봐야 할까? 모의고사점수, 수능점수가 현재 학생들의 학력, 학업 성취도를 대변하는 최적의 지표라면, 매우 위험하고 민감한 발언이지만 대입은 정시100%로 가야한다는 논리인가?


주입식 강의를 계속 듣고, 딱 떨어지는 객관식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능력을 학력이라고 해도 될까? 적어도 대학에서,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의 학력은 그렇지 않다. 초중고는 기초 학력을 키우는 시기이니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봐야 할까? 12년을 그렇게?


예전에 본 신문 기사가 떠올랐다. 조폭들은 신입이 들어오면 돼지비계와 밥만 잔뜩 먹인다고 한다. 그리고는 매일 체중계로 몸무게를 잰다. 조폭의 핵심 지표 중 하나가 다른 이에게 압도적으로 보이는 거대한 덩치이기 때문에 그렇다. 운동선수들은 어떨까? 근육의 양과 질이 핵심지표이다.


교육에서 우리 아이들을 위한 핵심 지표, ‘학력’이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측정’하는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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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나온 모든 선생님들, 그분들의 고민, 노력,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분들이 지치고 포기하시면 안 되는데...
공교육 환경이 정말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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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2~10부를 꼭 봐야겠다.


#EBS #다큐프라임 #다시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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