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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밭 Aug 14. 2022

인간이라 쓰고 불공정이라 읽는다.

절대 뛰어넘을 수 없는 인간과 신의 경계에 관하여


뉴스를 보며 혀를 끌끌 대다 담배 한 대 피워 물으려 문 앞을 나설 때, 이마에 ‘띵’하고 닿는 빗방울을 느꼈다.


‘아.. 나는 또 이 세상에 살고 있으면서도 랜선 넘어 저 남의 소식(뉴스) 넘쳐나는, 남의 세상에 곁눈질하고 있었구나..’


뉴스에 넘쳐나던 그 불공정의 세계가 속을 시끄럽게 하는 통에 또 집중하고야 말았다. 내가 사는 이 세상은 빗방울 떨어지는 그저 이 여름의 한 페이지일 뿐인데, 또 오지랖을 피웠구나 하고.. 이 소시민이 맡는 공기는 그들이 마시는 비싼 한정판 공기와는 다른 보급형 공기임을 살며 느껴 알면서도, 내가 또..


그 뉴스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은 오늘도 그들만의 불공정에 공을 들여 ‘공정’이라 읽히도록 무진(無盡) 애를 쓰고 있더라.. 저 마다 나고 배워 익힌 모든 것을 쥐어짜 가져다 붙이며 말이다.

당장 내일 그들 가슴속 심장이 뛰지 않으면, 마치 남일 보듯 하던 영화 속 비극이 갑자기 그들 앞에 찾아온다면 그토록 애쓴 것들이 모두 무위(無爲)로 돌아갈 뿐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열심히다.


이쪽도, 저쪽도 나 같은 범부(凡夫)에겐 모두 틀리다. 음이든 양이든 별 의미 없음은 물론 그저 시끄러운 잡음이 덜한 세상에 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있을 뿐..


어찌어찌 살아내다 보니, 이쪽에서 보면 공정이란 것이 저쪽에서 보면 불공정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공정이라는 것은 박물관이나 혹은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던’ 그때의 그 교과서에나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저마다 틀린 답안지를 들고 내가 맞다 우기고 있는 눈 뻘건 인간 군상(群像)이나, 그들 사이에 끼지도 못하는 동 떨어진 마을 어느 켠에 살아가는 나나..


그래서 모두 신이 아닌게다.


신과 인간의 경계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있다면 그 강의 이름은 ‘공정’이나 ‘정의’ 따위가 아닐까..

 ‘있다고는 들었으나 본 적은 없는’ 것이 그 강의 이름이니까.


몹시도 한정적인 나는 떨어지는 빗방울을 눈으로, 귀로, 또 이마에 느껴지는 촉감으로 느끼며 눈 감고 후~ 후~ 숨 고르는 수밖에..


오늘 밤은 텊텊하고 눅진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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