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어느 날, 첫째 여섯 살
당시에 두 아이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녔다. 보통 둘째를 먼저 데려오고 둘째랑 같이 가서 첫째를 나중에 데려오는데, 그날따라 둘째가 낮잠을 너무 늦게 들어서 첫째를 데리러 가야 하는 시간이 지나서도 안 일어났다.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첫째는 어린이집에 있을 수 있으니 둘째라도 푹 자라고 그대로 뒀다. 처음으로 그렇게 늦게까지 맡긴 거였고 첫째한테 미리 늦게 간다고 말을 한 것도 아니라서 걱정하면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원래 첫째 교실은 2층이라 2층으로 데리러 올라갔는데, 어떤 선생님이 5시 반이 넘으면 1층에서 통합보육을 하니 1층으로 데리러 내려가면 된다고 하기에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딱 느끼기에도 애들도 얼마 남지 않아 조용했다. 유리창을 통해서 기웃기웃 거리는 나를 보고 한 선생님이 우리 딸을 부르러 교실로 들어갔다가 첫째를 데리고 나오셨다. 내 걱정과는 다르게 첫째는 평소와 다름없이 장난기 있는 얼굴로 웃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어색해하거나 화가 나거나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아니라서 안심이 되었다. 첫째는 마치 매일 그 시간에 하원하는 애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신발을 신고 자기 동생한테 아는 체도 하며 그렇게 나랑 같이 어린이집을 나섰다.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상하기도 하기에 궁금해서 내가 물었다.
"아가, 엄마가 늦게 와서 미안해. 동생이 늦게 잠들어서 늦게 왔어. 엄마가 늦게 와서 걱정 안 됐어?"
우리 딸이 한 대답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
괜찮아. 엄마가 항상 내 마음속에 있는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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