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현장체험학습 간다고 들떠있던 너에게
설레어서 아침 일찍부터 눈이 떠졌다는 너에게
돈 가져와서 간식 사 먹어도 되고, 기념품 사도 된다고 좋아했던 너에게
어린 너희들끼리 다니는 게 위험하지 않겠냐는 걱정만 한가득,
초미세먼지도 나쁜데 이런 날 꼭 야외로 가야 하나 근심만 잔뜩,
쓸데없는 거 사지 말고 기념품은 딱히 살 것도 없지 않냐고,
보조가방에 김밥까지 넣었는데 책가방은 왜 가져가냐 채근만,
너를 바래다주고 네 책가방을 다시 메고 돌아와 네 책상에 놓아두니, 그제야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어쩌면 가장 행복한 날 중에 하루일 오늘, 같이 기뻐해주지 못해 미안.
모처럼 친구들끼리 놀러 간 거니 재미있게 놀다 오라고 응원만 해주지 못해 미안.
무거운 가방 들고 가는 네가 힘들까 그런 거라고 좋은 말로 말하지 못해 미안.
너를 기르며 수없이 잘못과 반성을 하면서도 오늘 또 바보같이 반복을 한다.
못난 엄마는 오늘도 반성, 또 반성.
언제까지 반성해야 하는 걸까. 오늘도 엄마가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