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

싱가포르-주말

by GIL


Day 13


토요일 아침, 아이가 일찍 일어나서 달리기를 하러 가자고 한다. 그래서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하고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데 모래놀이 세트를 챙긴다.

아, 너는 놀이터에 가고 싶은 거구나, 그리고 빨리 가고 싶어서 달리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었구나! ㅎㅎㅎ

같이 조금 달렸다. 도착하자마자 나무부터 올라타는 어린이


아직 서늘한 바람이 부는 아침 8시의 놀이터, 사람은 별로 없고, 어린이는 신이 나서 뛰어다닌다. 바나나를 하나 까먹은 후 모래로 디저트 가게를 만들어 엄마에게 계속 가져다준다.

모래를 만지니 까슬까슬한 촉감이 손끝으로 이어진다. 맞아, 아이들은 모래를 갖고 놀아야지.

두꺼비 집을 만들고 또 만들어서 잔뜩 모래를 쌓아 올린다.

한참을 놀다 보니 언니한테 사진이 도착했다. 오빠들이 만들어 놓은 스크램블 에그와 복숭아가 있는 아침 상이 었다. 엊그제 침 질질 흘리던 꼬마들이 어느새 이렇게 커서 아침을 차려주다니... 감동의 쓰나미

아이와 다시 집으로 걸어왔다.


오전이 다 지나고, 내가 지쳐 쓰러져있는 동안 어린이들은 수영을 했다.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오전 내내 놀이터에서 뛰논 뒤 수영을 할 수 있는 어린이의 열정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잠시 잠이 들었다.

오빠들은 외식 보내고, 어른들끼리 떡볶이 점심을 먹었다. 완벽한 아점이었네.


Satay를 먹으러 시내로 나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우리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야외에서 먹기는커녕 길 건너의 사태거리를 가는 것도 무리일 것 같아서 택시를 잡아 집에 가야 고민하고 있는 사이 비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비가 좀 그친 틈에 우리는 비를 피하러 바로 앞에 호커센터로 갔다.



사람이 너무 많고 새도 많았다. 그리고 한국인 관광객도 많고!

둘러보니 사태거리와 이어져 있고, 사태 거리 앞에는 사테이를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서 있기에 조금 구경하고 있었더니 한국말을 아주 잘하는 아주머니가 바로 강매시킴 ㅋㅋㅋ

그래서 새우는 왠지 아들내미가 사 올 것 같아서 BBQ 생선과 오징어 구이세트를 시켰다.


역시나 이모부와 새우 20마리 들고 오는 아들, 언니가 사 온 맥주 피쳐. 환상의 세트였다. 아들 혼자 새우 17마리 먹고 나서 싱가포르 최고의 음식이라 극찬한다. 매일 싱가포르음식 순위가 바뀌는 어린이다.


별로였던 두유 버블티와 맛탱구리 에그타르트까지 배 터지게 먹고 마리나 베이로 산책을 나갔다. 비 온 뒤 물기를 잔뜩 머금은 습한 공기 속에 선선해진 날씨, 그리고 멀리 멀라이언 동상과 거리를 가득 채운 사람들. 아차차, 우리 관광객이네!!


좋았다. 우리가 함께 걷는 이 시간.

서울에 있는 남편도 같이 걸으면 좋을 텐데 생각했다.


완전체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