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길을 잃어버리진 않을까
헨젤과 그레텔처럼
왔던 길 돌아가고 싶어도
빵 부스러기 흔적 찾지 못하고
달콤한 과자 궁전의 유혹에
캄캄히 숲에서 저물어가며
결국 마녀에게 먹히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난 이미 마녀가 아닐까
지나 온 상처가 남긴 가시로
뾰족 모자와 뾰족코를 만들고
누구든 뼈 속 깊이 찌를 수 있는 무기
비로소 얻은 마법의 빗자루 하나
쭈글거리고 말라 붙은 심장
그래도 지켜낼 수 있다면
마녀로 사는 것도 좋다고 말이야
헤치고 싶은 생각은 없었을 거야
그저 숲 속에 홀로 숨어 있었을 뿐
지난 과거가 그리웠겠지
버림받기 이 전의 시간들
네게서 돌아갈 그 답을 찾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레텔,
마녀의 가마솥이 널 먹기 위해 끓었을까
그 속에서 이글거리며 죽어가는 그녀를 보며
넌 정말 만세를 부르며 행복했었니?
그녀가 진짜 마녀라면 그 빈자리에
왜 행복은 채워지지 않는 걸까
그레텔. 그 숲에 가 보렴.
어딘가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릴 거야
두려워하지 마.
그녀는 결코 널 해치려 한 게 아니란다
거기서 넌,
어쩌면 우리들의 진짜 엄마를 만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