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오래 전엔

가을의 그늘

아마도 서른아홉의 노래

by 지크보크

"어설픈 기교는 부리기 싫어 "

보여줄 게 없네요

숨어 있을래요

등 돌리고 앉아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길


그래서 더욱 그대 초라하게 여기던 그늘


혼자라서 편한 맘, 편치 않은 맘

그래도 빈 몸으로 세월 빚으며

그늘은 그늘을 키웠지

그대가 낳았던

화려한 꽃자리 지고

무성한 초록도 지고

우우우우 다 지고


마른 가지 끝 서늘함으로

비로소 들여다 본 그대의 내부


그대도 보았을까


그 여자,

우물 속 뿌리 깊이 묻어 온 그늘의 흔적


그늘이 그늘로 잠시 빛나는 순간


잎 지는 소리


가슴에 이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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