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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보크 Apr 09. 2021

낙엽

아마도 서른일곱의 노래


누구도 위로하지 않으리라

누구도 위로할 수 없으므로

      

흔들리는 나무가 산을 이루면

산은 쓰러지고 싶을 거야

가지 약한 나무가 잎을 키우면

잎은 차라리 떨어지고 싶을 거야   

  

버티라고 그것이 잎의 운명이라고

상처가 바싹 말라 비틀어져

산산이 부서져 가루되는 날까지

버텨야 한다고  

   

무엇이 두려웠던가

얼마나 오랫동안 버림받고 싶었던가

스스로 버리지 못하고 몸부림치며  


그래서 이제는

흙 속에서 별을 센다고


우울은 겨울로 이어져 혼자 깊어지고

우울이 겨울 긴 그림자 끝에 미칠 때까지

 

달 아래 흐느끼며 저문다

오래도록 누워 축축하다


이 습기 버릴 길 알지 못하고

부여잡고 도망가지 못하고


나는 묻힌다

혼돈 그대로 남아







***

봄은 왔다지만 내 봄은 아닌 듯하다.

는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빛을 품게 된 여정을 노래하중이지만,

쩐지 이 노래가 모두 끝나기도 전에

더 깊은 어둠의 시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 때 나는 어둠 속에서도 오래 빛을 품을 수 있을까...

엘리엇은 왜 잔인한 4월이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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