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세월이 흐르면
거기
화전민처럼 떠도는 우리를 만날지 몰라
오직
땅과 하늘에 기대어 순응하는 우리
우리가 버렸던 시간으로
나 이제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바라노니
언젠간
닿을 날이 오리라
우리가 믿었던 바벨의 신화
몇 계단을 오르면 이를 수 있을까
너 위에 나 나 위에 너
한때는 환희에 젖어 한때는 비탄에 젖어
우리가 오르려 했던 그 눈부신 꼭대기
이것은 우리의 운명이야
뱀이 건네 준 사과를 받아 든 날부터
뚜껑을 열어버린 판도라의 상자를
다시 닫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돌아갈 길은 없는 거라고
근원을 잊은 긍정의 힘은
바벨의 신화만을 향해 끝없이 달리고
더 이상 우리의 근원을 꿈꾸지 않는다 해도
나 이제
내가 버렸던 시간으로
돌아가리라
돌아가리라 바라노니
죽은 나무에도 꽃은 피리라
물이 흐르고,
꽃은 차마, 아니 피지 못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