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Y May 12. 2022

다이어트, 오늘만 기준이다.

초심은 잃어도 된다. 오늘에만 집중하라.

내가 다이어트를 하면서 숱하게 요요를 겪었던 이유는 '안심'이었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말이 있는데 '방심'과 '안심'은 다르다. '방심'은 마음을 다잡지 아니하고 풀어 놓아 버린 것이라면 '안심'은 아무 걱정 없이 마음을 편히 가지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매일 매일 긴장의 연속이다. 조금만 방심해도 간식의 유혹에 쉽게 휘둘리기 때문이다. 겨우 작심삼일을 이겨내고 몸의 변화를 느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방심이 아니라 '안심'이 찾아온다. 적당히 가벼워진 듯한 몸, 적당히 들어간 듯한 뱃살. 전신거울에 몸을 비춰보며 생각보다 예뻐진 모습에 갑자기 마음을 풀어놓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4월 1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해 40일 정도 지난 지금, 내 몸무게는 93kg가 되었다. 대략 6kg가 빠진 셈이다. 비싼 돈을 들인만큼 한약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한약을 먹으며 식욕을 줄이고, 샐러드와 두부, 닭가슴살 위주로 식사를 하며, 되도록 당질섭취를 제한하고 있다. 저녁에는 반찬만 먹다보면 너무 짜서 밥을 2~3숟가락 정도의 양을 먹을 때도 있다. 그래도 점심 루틴만큼은 샐러드 위주의 식사로 이어가고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3주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식습관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간식의 유혹도 잘 이겨냈다. 결과적으로 3주만에 4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기검진을 받으러 간 날, 한의사께서 '식욕 조절이 안 되면 약을 좀 더 강하게 쓰려고 했는데 잘 하고 계시다니 다행이에요. 그래도 갑자기 식욕 조절이 안 되면 바로 연락주세요.'라고 하셨다. 그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치고, 약간의 긴장감도 있던 때라 '설마...'라고 했는데 20일이 지나면서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


디톡스 3일만에 2kg가 빠졌고, 식사 조절로 2kg가 더 빠져서 한의사께 칭찬까지 들었는데 뭔가 정체기가 온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요요가 시작될 때에 '방심과 안심'이 찾아왔는데 이번엔 제대로 마음 먹고 하는 거라 그런지 '불안'이 찾아왔다. 그리고 '유혹과 타협'도 찾아왔다.


저녁 8시 이후에 먹지 말아야 하는데 '두유는 괜찮아. 단백질이잖아.'라고 생각하며 9시 이후에 먹고 있는 나를 마주하면서 더더욱 불안해졌다. 뱃살은 360도 회전하면서 빠지는건지 납작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름만 조금 줄어보였다. 아직까지는 운동을 하지 않고, 한약과 식사조절로만 빼고 있다보니 그새 몸이 약에 적응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을 타파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자꾸 '99.5kg였었는데 지금 93kg니까 조금 천천히 빼!'라는 유혹을 이길 수 있을까.


'오늘만 기준이다.'


무슨 말이냐. '4월에 99.5kg 였는데 지금 많이 뺐잖아.'라는 생각이 아니라 '오늘 몇 kg이지? 앞으로 몇 kg를 더 감량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예전에 지금보다 더 컸던 얼굴, 두꺼웠던 허리 둘레를 기억할 게 아니라 오늘 거울에 비친 모습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오늘 93kg니까 정기검진까지 남은 시간 2주. 그때까지 2kg를 더 감량해보자.'라는 식으로 기간과 목표치를 확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불안도, 안심도 사라진다. 약간의 긴장은 오히려 다이어트를 지속할 힘이 되어준다. 그러므로 오늘만 기준이 되면 된다.


극적으로 5~60kg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면 크게 변화를 못 느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거울에 비친 오늘의 나를 기준으로 하여 내일의 나를 만드는 것이다. 내일의 나는 오늘보다 더 뚱뚱한 모습이 아니라 더 날씬한 모습이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다시 힘이 난다.  번도 빠져본  없는,  60kg 나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니 기준은 오늘이다.


작가의 이전글 마흔, 불혹이 준 선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