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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 May 21. 2022

다이어트, 나를 아끼는 법을 배우다

무관심했던 나에 대한 반성과 관심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50여 일이 지났다. 첫 달에는 눈에 띄게 변하는 체중계의 숫자에 웃고 울었다면 이번 달은 무덤덤하게, 조금은 감동없이 지냈다. 그런데 샤워를 마치고 얼굴에 로션과 에센스를 바르다가 다이어트는 나를 아끼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나는 내 몸에 대한 책임감이 없었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쉬고 싶으면 쉬었다. 큰 병을 앓지는 않았지만 축농증과 갑상선항진증으로 오래 고생을 했었으나 기초체력 하나만 믿고 살아왔다. 노화는 인간에게 있어 당연한 것이라 여기며, 나이가 들수록 건강식품과 고가의 기능성화장품과 여러 운동으로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차츰 몸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점점 내 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날렵해진 턱선이 기쁘기보다는 눈가 밑에 촘촘히 자리 잡은 기미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아침에 스킨-로션-파운데이션만 바르고 출근하는 게 화장의 전부였다. 저녁에 돌아와서 클렌징으로 세안을 하고 나면 끝. 스킨, 로션 바르는 것조차 귀찮아서 그냥 자기만 했다.

머리카락은 샴푸로만 헹구면 되었다. 선물 받은 트리트먼트가 몇 달째 욕실 한 쪽에 방치되었다가 유통기한을 지나면 청소할 때 쓰는 세정제로 전락했다. 그만큼 나는 내 몸에 소홀했고, 무관심했으며, 건강하게 늙기보다는 그냥 될대로 되란 식으로 살았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 된 거 같다.


그래서 샤워를 마치면 얼굴에 스킨을 바르고, 기미 부분엔 에센스도 듬뿍 바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샴푸로만 헹구던 머리카락에 트리트먼트를 해주었더니 한결 부드럽게 빗질이 잘 된다. 기분도 좋아진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게 다이어트인 줄 알았는데 나를 아끼는 법을 깨우치게 해주다니. 다이어트 하기 참 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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