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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 Jun 27. 2022

위기는 축복

2022.1.22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23:1)'
말씀을 따라가는 삶이 참 행복하고 평안하다.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이시고 목자이시기 때문이다. 행렬의 리더가 되어 산행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등산로가 아니라면 길을 만들며 나아가야 한다. 가시덤불을 헤치고 돌을 밟으며 갖은 고생을 하며 길을 내야 한다. 한밤중에 산에서 길을 잃었다면 하늘의 별이라도 보고 방향을 가늠하고 잔가지를 긁어모아 불을 지펴야 하며 산짐승의 공격에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누군가 잘 닦아둔 산길을 걷고 손에 등불이 있다면 괜찮다. 리더가 확보한 길을 따라가는 행렬에 있다면 안심이다.
어제저녁에 위기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부모님과 나는 이 일을 두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위기 속에 하나님의 계획이 있음을 강단 말씀을 통해 답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몇 달에 거쳐 하나님이 행하신 기적의 증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아버지가 가을이 올 때까지 쉬셨다. 나이 70에 강건하여 철거현장을 뛰시지만 봄부터 일감이 뚝 끊겼다. 가정경제는 각자의 몫으로 살며 서로를 돕는 형태인지라 아직 자식 된 입장에서 부양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감이 끊어지셨으니 고정지출을 동생과 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아직 이르다는 생각에 불평도 했지만 은혜로 잘 넘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래저래 답답하셨는지 아버지가 경비업이라도 해야겠다며 교육을 받고 몇 군데 면접을 보게 되었다. 아파트 경비, 오피스텔 경비 등. 의외로 일자리는 많았지만 머뭇거리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채용되면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천성이 바깥일에 길들여져 가만히 고여있지 못하는 아버지라 가족들도 잘 됐다고 하지 말라고 말렸다. 지금처럼 집에 계시며 복음 누리고 성경과 말씀 속에 인도받는 시간으로 지내시라 했다. 그러나 기여코 일을 찾은 아버지는 막바로 의자 등, 고철을 정리하는 회사에 입사하셨다. 허허벌판에 고철이 쌓인 틈에서 제대로 된 쉬는 시간, 점심시간도 없이 일하는 현장이었다. 곧 겨울이 시작될 텐데 사서 고생하시는 고집스러움에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
그러다 사건이 벌어졌다. 입사 4일 차 정도 되었을까. 교통사고가 나신 것이다. 사장이 부탁한 일로 무슬림 직원을 태우고 파주에 가다가 신호를 보지 못해 급정거를 했고, 3중 추돌이 난 것이다. 앞 차가 밀리며 선두의 차량까지 박은 것이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었다. 피해차량도 사고처리만 하고 직접 운전해 갔다는 것이다. 뒷목이라도 잡고 드러누우면 곤란한데 어이없을 만큼 참 쉽게 해결되었다. 아버지 차에 탔던 무슬림 직원은 유리에 머리를 박아 MRI까지 검사했으나 이상이 없었다. 아버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 근처 정형외과에 가셨다고 한다. 의사는 배가 많이 나와 무릎관절이 약해졌을 뿐, 사고로 인한 외상은 없다고 했다. 차는 부서져서 폐차를 했지만 참 다행이었다.
사고가 있던 날, 아침부터 소란스러웠었는데 이유는 아버지가 간밤에 혼란스러운 꿈을 꿔서 어머니께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근했는데 무슬림 직원이 머리가 아프다고 해서 물어보니 사장님 심부름을 갔는데 머리를 다치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날 낮에 사고가 난 것이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폐차를 했으니 다시 생계가 막혔다. 회사도 고된 일뿐이라 아버지도 일주일 만에 퇴사하셨다. 다시 원점이 되었다. 아버지는 더 이상 동생의 명의로 차를 살 수 없는데 어찌해야 하냐고 하셔서 우리는 또다시 집에 계시라고 부탁드렸다.
그 와중에 군무원으로 취직한 동생이 어머니에게 신용회복에 대해 알아보라고 했다. 30여 년 전, 카센터 운영을 하며 어머니에게 쌓인 채무는 올가미였다. 코로나 재난지원금 수령 목적으로 통장을 개설했는데 압류한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발생한 일이라 놀랍지도 않지만 짜증이 났다. 그러니 이참에 해결을 보자며 알아보게 된 것이다.
희한하게 어머니 채무는 꽤 있는데 아버지 채무가 없었다. 두 분 다 신용불량자로 알고 살아왔는데 이상했다. 심지어 아버지는 신용등급도 높다. 그러고 보면 핸드폰도 아버지 명의는 살아있으니 혹시 대출도 가능한 걸까.
며칠 후, 아버지는 느닷없이 캐피털을 끼고 트럭을 사 오셨다. 실행력 하나는 끝내준다. 자기 명의로 처음 차를 샀다며 좋아하신다. 때마침 2개월 이상 고정으로 철거할 일감이 들어왔고 지금도 일하고 계신다.
이런 와중에 어제 위기가 터진 것이다. 그래서 부모님과 포럼을 나누었다.
'아빠, 위기 속에 하나님 계획이 있으니 내일 자세히 알아봐. 생각해봐. 내가 언제 퇴근해서 아빠방에 들어온 적 있어? 없지. 그런데 내가 여기에 들어와 있는데 때마침 아빠의 핸드폰을 봤고 문자가 왔어. 그리고 이 부분은 이렇게 처리를 해두었고. 그러니 이건 하나님 뜻이야. 보호하실 건 하시면서 사건을 일으키신 건 숨겨진 가정의 채무의 뿌리까지 싹~ 다 없애시려는 계획이야!'
오늘 좀 더 알아봐야겠지만 별로 걱정이 안 된다. 우리 가족은 늘 이런 식이었다. 빚 때문에 한 겨울에 길가로 쫓겨났을 때에도, 오갈 곳 없이 이사할 집을 알아볼 때도, 집에 불이 나 눈앞에서 세간이 다 타버렸을 때에도. 매사 큰 일일수록 태연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 덕분이었다.
너무 없으니 잃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니 두려울 것도 없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하늘의 보좌의 축복이 내 것이기 때문이고 장차 돌아갈 내 집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에 내 집 하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한국에서 망하면 가서 뭐라도 해 먹고살면 된다고 위안 삼는데 천국이 내 집이고 하나님이 내 아버지시다.
지난 스리랑카 지교회 예배에서 아침에 눈 뜨면 제일 먼저 좋아하는 성구를 묵상하라고 하셨다. 우 목사님은 요1:12, 어머니는 마16:16이라는데 나는 딱히 없었다. 그러나 미션을 주셨으니 어제부터 마16:16~19을 묵상한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이르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마16:16~19)'
반석 위에 세운 교회가 나다. 음부의 권세가 이길 수 없다. 천국 열쇠를 가진 자가 나다. 천국을 소유한 자가 나다. 이 생각만으로 많은 부분에 보는 눈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진다.
이번 주에는 교회 24다. 교회는 유형의 건물이기도 하고 구원받은 성도들이 예배하기 위해 모인 곳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은 성전 된 내가 교회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고전3: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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