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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Y Oct 04. 2022

선교사의 길을 준비하는 시간

22.10.3


최근에 이래 저래 자주 아픕니다. 청년의 때를 보내는 이별이  고달픕니다. 중년과의 만남이 그다지 즐겁지 않습니다.  앞에 놓인 세월은 이런 일들이 잦아질 거라 생각하니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오히려 남은 인생의 방향을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깊이 있게 돌아보게 되니 좋은 기회가 됩니다.


퇴사 후, 지난 3개월. 저를 너무 다그쳤습니다. 시간이 아까워 취미생활도 모두 끊고, 새벽부터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쉼 없이 달렸습니다. 버거웠는지 스트레스가 심해졌고, 면역력도 약해지고 근육통과 치통이 괴롭힙니다. 그런데 참 좋습니다.


저는 그 무엇보다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저에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글을 써서 나누는 걸 참 좋아하는데 15년 이상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안 쓴 게 아니라 쓸 수 없게 하나님이 막으셨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은혜를 주시고, 호흡처럼 편안하게 글을 쓰게 하십니다. 그래서 무척 행복합니다.


요즘 주업과 부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집중하여야 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이 있듯 내가 소속된 공동체의 룰을 따라야 합니다. 오늘 아침에 센터 교육에서도 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 마음에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진짜 ‘주업’에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은 우리의 주업은 ‘예배’입니다. 구원받기 이전, 창조주가 이 세상을 창조하시며, 인간을 지으실 때부터 정한 역할이 있습니다.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의 찬송을 부르게 하려 함이니라(사 43:21)’


그렇다면 삶의 이유, 목적 또한 창조주의 법에 의거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세상의 성공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래서 이 말씀이 늘 갈등 요소가 됩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어떻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수 있을까. 그러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신다는데 사실일까.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 순간 갈등하고 고민합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리고, 현장의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내리는 결론은 하나입니다. 이것뿐이라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먹고, 마시고, 숨 쉬고, 운동하고, 일하고, 돈을 버는 겁니다. 그런데 자꾸 바꿉니다. 돈을 벌기 위해 예배드리고, 성공하기 위해 기도합니다. 내가 계획한 성공을 하면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한 가지만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1-2)’


요즘 다른 데에 집중하려고 하면 브레이크가 걸립니다. 좀 쉬어 가라고 몸이 신호를 보냅니다. 그때마다 말씀을 떠올리고 묵상을 합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기록하여 둡니다. 건강이 회복되면 또다시 우선순위를 바꾸고 세상을 향해 달려갈 나를 경계하며, 하나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달려갈 나의 사명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씁니다.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행 27:24)’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행 20:24)’


선교사로서 나의 천명과 소명과 사명을 정리하는 요즘, 하나님이 내 필요를 채우실 뿐 아니라 스리랑카로 돌아가서도 자유롭게 사역할 수 있는 배경을 하나님이 친히 준비하시는 게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리스도께 복종하기 위해 이 시간을 보냅니다.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고후 10:5)’


아마도 요즘 이런 시간표 속에 제가 있나 봅니다. 참 행복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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