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 앞의 잣나무!
중국 당나라 시대에 임제의현(臨濟義玄)선사의 가르침을 담은 임제어록(臨濟語錄)이라는 문헌이 있습니다. 즉, 임제어록은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達摩: 산스크리트어 धर्म(다르마: 법보)에서 유래]대사를 비롯한 선종(禪宗)의 위대한 여러 조사(祖師)들의 가르침과 문답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임제어록에 의하면, 한 스님이 임제선사에게 “'달마(祖師)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입니까(如何是 祖師西來意)?'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임제선사는 때로는 곧장 '할(喝: 질타·고함)"을 하여 야단치기도 하였고, 때로는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라고 대답을 하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임제선사는 질문에 대한 답이 전혀 될 것 같지 않은 답을 하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祖師西來意)?"이라는 명제는 선종의 중요한 화두(공안)로서, 지식과 언어에 갇힌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얻기 위해 널리 사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두는 달마대사가 왜 인도에서 중국으로 왔는지에 대한 까닭을 묻는 것이 아닙니다. 즉, 이 화두는 표면적으로 달마대사가 서쪽에서 온 까닭을 묻는 질문처럼 보이나, 본질적으로 참된 나는 무엇이며,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인간존재의 본질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부연하면, 불교의 이 화두는 결국 인문학(Humanities)의 세 가지 핵심적 명제, 즉, 나는 누구인가(Who am I?), 어떻게 살 것인가(How to Live?), 어떻게 죽을 것인가(How to Die?)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하는 질문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 무엇인가(祖師西來意)?"라는 화두에 대한 답은 단지 지식이나 논리로는 결코 찾을 수 없으며, 오로지 스스로의 깊은 참선(參禪)을 통해서만 그 번뇌를 끊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주1) 一僧問師. 祖師西來意. 師便喝. (한 스님이 임제선사에게 물었다. “조사서래의가 무엇입니까?” 임제선사는 곧 할(喝)을 했다.), 有僧問師. 祖師西來意. 師云. 庭前柏樹子. (한 스님이 임제선사에게 물었다. “조사서래의가 무엇입니까?” 임제선사가 대답했다. “뜰 앞의 잣나무니라.”)
주2)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인도에서 중국으로)?”은 “달마가 서쪽에서 온 까닭은(조사서래의)?”이라는 원래의 의미를 달마대사의 입장에서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