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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기루 Sep 25. 2022

요즘은 MBTI 세대지





제주도 쉐어하우스에 스텝을 하러 갔었다.

나이를 많이 먹지 않았다는 건 착각인 건가 싶을 정도로 쉐어하우스엔 나이대가 다양했는데 20대 초중반의 청춘들이 8할은 차지했다.

무작정 퇴사를 하고 제주도에서 지낸 지 3개월이 지나도 쉐어하우스에 오는 애들은 거의 동생들이었다.

사회에서는 막내였는데 여기서는 나의 어린 마음을 내려놓고 어른인 척을 하기 바빴다.

나중에 들은 소린데 동생들은 한 번씩 내가 동생 같았다는 말을 하곤 했다.

쉐어하우스는 일반 게스트하우스와는 다르게 장기 숙박을 하고 저녁엔 맥주 한 잔 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 있었다.

젊은 청춘들과 20대 끝자락의 나는 결이 같은 여행자로서 서로 여행을 온 이유를 물어보고 서로를 위로했다.

근데 그전에 서로의 MBTI를 물어보는 것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 통성명을 하는 것처럼 대중적이게 됐다.

MBTI란 사람의 성격을 16가지로 분류해서 나타내는 검사다.

어느 기업에서는 MBTI를 물어보기도 하고 MBTI로 소개팅을 하는 경우도 종종 봤는데 정말 요새 청춘들은 MBTI로 자신을 소개하는 게 기본이 되어버린 것이다.

6년 동안 직장 생활만 하던 나는 이런 문화가 처음엔 생소했으나 이렇게 과학적으로 증명된 MBTI를 알고 나면 상대방이 어떤 성향인 지 어느 정도는 파악이 가능했다.

요샌 이 지표를 통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이럴 수 있구나 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이틀 정도 본 동생이 나와 몇 마디 하더니 언니 ENTJ 지?라는 말을 했다.

내 친한 친구들조차 나의 성향을 맞춘 적이 없다. 그 동생은 MBTI 논문까지 보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 었다.

나는 놀란 나머지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MBTI 논문을 보는데 딱 내가 ENTJ 성향과 비슷하다고 했다. 그때부터 나도 흔히 말하는 MBTI과몰입러가 되었다. 그래서 나는 쉐어하우스에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MBTI를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상대방을 더 알아가고 싶을 땐 MBTI를 물어본다. 그리고 조심할 것들을 찾아 상대방을 배려하기도 한다.


'요새는 혈액형 시대가 아니야 MBTI 세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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