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감정은 내가 판단한다
나의 감정에 관대했던 지난날들의 결핍은 글을 쓰게 했다.
내 감정을 상대방의 판단에 맡긴다면 나의 감정은 누가 끝까지 책임져줄까?
누군가에게 나의 심정을 말하다 보면 해소도 되고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건 잠깐이었다.
내 온전한 마음을 모르는 상대방의 말에 고민하고 흔들리는 것이 내 서툰 감정을 더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내 감정에 다가가기 시작했던 건 글쓰기였다.
해결책과 공감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제 감정부터 챙기기로 했다.
답은 나에게서만 찾을 수 있기에 한 글자 한 글자 글을 써 내려가면 나의 현재 심정이 어떤 지 흐릿하게라도 나타난다.
감정의 흐름을 알려주는 내 글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나를 더 알아갈 수 있고 나의 현재 심정을 완벽한 문장과 단어가 아니더라도 잘 표현할 수 있다.
내 감정을 알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남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내게 감성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내 감정을 알고 싶을 때 글을 쓰는 걸 좋아했을 뿐이다. 나는 때론 이성적이고 냉철하다고 생각한다. 이성적이기 때문에 글을 쓴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믿고 사람을 쉽게 판단하고 이야기한다. 내 감정을 다른 사람들의 판단에 맡기지 말아야 한다.
글을 써 내려가면 나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의 말에 내가 정해지는 건 나를 잃어가는 것이다.
난 오늘도 글을 쓰며 나와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