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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Jan 03. 2023

壬寅년 壬子월 네 번째 기록

22.12.25(일) - 22.12.31(토)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50분 가량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2.12.26 (월)



(..)

한쪽이 다른 한쪽에 영향을 주고 그게 하나의 새로운 사건을 불러일으키고, 새로운 사건은 그만큼 기존 인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변화를 유발하며 스토리의 진행을 이끌어 나간다. 작법이라곤 하지만 그 작법 현실의 작용 원리에서 차용한 것이다. 현실 없는 스토리 작법은 없다.



모든 창작 행위는 우리 주위를 이루고 있는 것들을 관찰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 속에서 저마다에 깃든 무언의 규칙과 패턴을 발견하는 게 창작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모두 창작자다.



(..)

Be Your Self. 네가 자기 자신임을 숨기지 말라는 이야기. 

스스로를 꾸며내다 보면 그 모습에 도취가 되어 진짜였던, 어쩌면 이미 괜찮았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럼 지금의 내 모습에서 더는 나아가지 말란 소리냐고. 그게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니까 더 발전시켜주고 싶어서 하는 게 자기계발/개발이어야지, 자기 자신을 혐오하고 부족하다 여기는 열등감에 빠져서 하는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

주간단남은 내가 절필하지 않고 있음을(사실 브런치에 글 하나도 제대로 못 올리고 있어 사실상 절필이나 다름없지만) 드러내기 위함이고, 내가 (가급적) 매일 하는 생각들에서 건져올린 실마리들이 누군가에겐 작게나마 새로운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지속하는 것이다. 내 개인의 영달보다는 세상에, 그게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거나 관점의 변화를 가능케 할 수만 있다면,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할 것이다.



(..)

긴 시간을 육필로 원고를 써오셨을 걸 생각하면 어떻게 하셨길래 건초염이 그리 긴 시간을 한결같이 손으로 써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듯 모닝 페이지를 아예 쓰지 않는 사람들은 이런 습관 자체가 대단하다 여길 것이고, 그것을 키보드 타이핑이 아니라 손으로 하는 것을 계속 유지하는 것도 대단하다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처음부터 그 과정을 면밀히 지켜본 사람이 있다면 그게 그리 대단하단 생각을 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과정을 생각하면 그 결과는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이란 생각이 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자격증 장사에 당하고 만 피해자로 남을 텐가, 뭐든 배우면 삶에 적용하여 실천하는 성장가가 될 텐가. 선택은 오로지 내게 달려있다. 해야 할 것은 단 하나. 마음먹기. 그리고 마음먹은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그렇게나 단순하다.



진리란 게 원래 복잡하지가 않다. 신묘한 원리가 드러남에 있어서는 늘 복잡함을 띠지 않는다. 그래야 진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그것을 경험할 수 있게 되니까. 비록 단번에 그 안에 담긴 신묘함을 깨우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말이다. 현학적이고 복잡한 형태로만 표현된다면 진리란 것은 일부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만 향유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진리는 하늘에 떠 있는 태양과도 같아서 손바닥으로 아무리 가려도 가릴 수가 없다. 



그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진리를 좇는 데 있어 거창한 이론이 필요한 게 아니다. 도처에 널린 그 빛을 따라가겠다는 마음가짐 하나면 된다. 길 위에서 무엇을 만나든 그 마음을 잃지 않기만 하면 된다. 그 단순한 변수 하나가 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끌 것이다. 작은 빨간 알약 하나가 네오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듯이.





22.12.27 (화)



(..)

다소 뒹굴거리긴 했지만 그래도 卯시에 잘 일어났다. 寅시에 일어나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중이라고 생각하자.



(..)

어딘가에 소속됨으로써 그 덕을 보려는 심산은 인간을 도구화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덕은 내가 보려고 찾아다니는 게 아니다. 내가 쌓은 선업의 높이가 곧 덕의 높이인 셈이다. 무념 공덕의 마음을 절대 잊지 말자. 그저 선한 마음, 되돌려 받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면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내가 받으려 할 때보다도 더 큰 것으로 되돌아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결과적인 이야기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즉, 개인의 영달과 안위 보존이라는 이기심 충족을 위해 선행을 베푼다면 그것은 선업의 탈을 쓴 이기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행동으로는 세상을 따뜻하게 할 수 없다. 


단지 기업의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사회 복지 부문에 큰돈을 쓰는 기업보다 그냥 별것 아닌 작은 선행일지라도 바라는 것 없이 순수하게 타인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 행동 하나가 백 배 천 배 낫다. 전자가 더 낫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는 철저히 의도보다 결과만을 중시하고, 정신보다 물질을 더 선망하는 세상으로 변모해 간다. 딱 지금이 그런 세상 아니던가.



(..)

고객의 개인정보는 기업에게 큰 자산이 된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니 그로스 해킹이니 해서 데이터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 도래한 지 오래다. 이제는 그것을 넘어 인간보다 훨씬 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AI라는 도구에게 인간의 행동 양상에 대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학습시키고 분석시키고 있다. 그 끝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늘상 말하지만 언제나 결과보다 의도가 중요하다. 제아무리 모 IT 기업 CEO가 아프리카에 거대한 Wi fi 풍선을 띄워 그 누구도 정보에 대한 접근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그럴듯한 사명을 내걸었다고 해서 그게 그 기업을, 그리고 그 CEO를 선한 존재로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다. 


만일 저의가 따로 있다면? 앞서 고객 정보가 곧 자산이 되는 세상이라고 했다. 그렇다는 것은 '인터넷 불모지'인 자연 상태의 미개척지는 곧 새로운 시장이기도 한 셈이다. 그들은 어쩌면, 과거 제국주의 국가들처럼 자원 확보를 위한 신대륙 탐험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21세기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식민지'요,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보다는 아전인수격으로 답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그 기업이, CEO가 선한 존재인가? 당연히 아니다. 그런 의도를 가졌다는 전제하에서는 말이다. 그렇다고 악한 기업으로 치부할 수도 없다. '절대 악'은 그 범위가 상당히 좁고 개념상에나 존재하기에 대부분의 인간이 내리는 판단의 기준은 주관적이고 상대적이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드러난 결과에만 현혹되는 대신 그 행동 이면에 어떤 진짜 의도를 숨기고 있을지, 숨기는 게 아니더라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의도는 무엇이 있는지 헤아려 보고자 하는 마인드 셋을 갖출 필요가 있다.




22.12.28 (수)



(..)

속이 텅 빈 느낌이 아니라 늘 뭔가 차있는 것 같은 더부룩함이 잔존하는 기분이 언젠가부터 느껴진다. 새해가 되면 꼭 위내시경 검사를 한 번 해봐야겠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는 좋은 책이다. 베스트셀러나 유행하는 책에는 가급적 눈길을 주지 않는 내 닫힌 마음을 반성하게 만드는 책. 중요한 것은 시류의 평가의 눈치를 살피는 게 아니라 내 안목을 믿는 것이다. 내 안목이 반드시 시류와 반대일 필요도 없고, 일치해도 상관없는 일이다.



그 여부에 따라 책을, 혹은 책이 아니라도 다른 대상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그것은 대상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그 밖의 다른 외부 조건을 따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남들 다 보는 책이면 어떻고 아무도 모르는 책이면 또 어떤가? 거기에서 자존심이 상하거나 우월감 또는 열등감을 느끼는 건 별로 건강한 마음 상태가 아니다.



(..)

속도를 내는 것은 습習을 방해한다. 조금만 속도가 높아지면 우리는 의식적이기보다는 무의식 상태가 된다. 무의식은 새로운 것을 익히기보다는 기존에 안착되어 있는 습을 꺼낸다. 이때는 오직 출력이 주로 일어난다. 입력은 후순위다. 


어떠한 새로운 것을 내게 주입하여 습으로 정착시키려거든 의식적인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상태를 꽤나 여러 차례(오 드디어 내가 '여러' 뒤에 오는 단어를 띄어 썼다. 이게 습으로 되기 시작할 때의 모습이다!) 이 작은 흥분의 문장을 쓰는 와중에도 나는 의식적 모드에서 무의식적 모드로 전환이 되었고, 손에 쥔 펜의 각도는 어김없이 낮아졌으며 내 검지에는 힘이 들어가 늘 그렇듯 안쪽으로 움푹 들어가 꺼지며 힘이 잔뜩 들어간 모양새를 취하고 말았다. 



(..)

인스타 지인분이 네이버 주간 일기 챌린지에서 맥북 프로를 탄 것을 봤다. 아, 이거 확실히 추첨을 하긴 하는구나. 하는 촌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내 마음이 만들어 낸다고 말을 하면서 나는 어찌 그렇게 의심 가득하고 회의감으로 점철된 마음으로 이벤트 경품 추첨을 바라봤을까? 그런 탁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당첨이 될 턱이 있겠나.




22.12.29 (목)



(..)

알람으로 눈을 떴을 때 기계적으로도 아니고 서서히 에너지를 끌어올리며 기분 좋게, 설레는 감정으로 일어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이다. 배운다기보다는 혼자 터득한다고 해야 맞겠다.



(..)

경제적 자유를 얻겠다던 사람이 그와 관련된 책은 요새 거의 보질 않았다. 나 역시 자의식 과잉이었던 것이다. 인생에 공략집이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던 나는 인간이란 존재를, 이 세상을 어쩌면 너무 과대평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공략집이 존재하고 그것이 통한다는 얘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인간이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자유의지를 박탈시켜가며 동물적 본능과 유전자 코드에 각인된 패턴대로만 살아가기 때문이리라. 



(..)

무의식적인 대중은 두 가지 관점에서 기회다. 그 상태에서 그들이 내리는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이용하여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과 서비스를 필수재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방법 하나.(이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쓰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들을 일깨워서 바로 설 수 있도록 나서서 돕는 방법 하나. 



(..)

나도 했으니 당신들도 가능하다고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인간은 보편성과 특수성을 두루 지닌 존재이기에 그런 단순한 접근은 오류를 낳는다. 



더 큰 문제는 그걸 알고도 외면하는 사람들. 사람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세팅이 필요하다는 것은 쏙 빼놓고 자신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다 알려줬다며,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 하기만 되는데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일갈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중요 전제가 생략된 전형적인 상술 멘트다. 그래야 자기 앞으로 사람들이 모일 테니.



그나마 자청은 그런 점에선 훌륭하다. 그는 독자가 근본부터 바뀌길 제안한다. 아인슈타인도 비슷한 말을 했다.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면서 내일이 달라지길 기대하는 것은 미친 거라고. 미래가 궁금하거든 자신의 현재를 살펴보면 된다. 누구나가 미래 예측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셈이다. 적어도 자기 자신에 관한 한은 말이다.



(..)

그로스 해킹이든 뭐든 수치적인 것에만 집착하느라 사람을 지표로만 보는 관점도 잘못이지만 버젓이 드러난 현상이 수치로 드러나 있는데도 그것을 애써 외면하는 것도 문제다.



(..)

올해 공공 주택 대규모 분양. 대출을 끼고 서라도 하는 게 맞을까. 모두가 입을 모아 야단일 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렇게 좋으면 너나 하지? 어쩌면 이것 또한 내 자의식이 만들어 낸 잘못된 생각이요 방어기제인지도 모른다.



(..)

주변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어야지. 그러기 위해서 나는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것이다. 사람 공부, 몸 공부, 인생 공부, 이 우주에 대한 공부. 배움에는 끝이 없다. 성장에도 끝이 없다. 나눔에도 끝이 없다. 베풂에도.





22.12.30 (금)



(..)

오늘도 배가 편치 않다. 정말 모닝커피 때문일까? 그럼 서양인들은 죄다 만성 위염이게? 또 다른 이유가 있겠지. 내게서 커피를 앗아가지 말아 줘..


(..)

나는 그 책이 급한 것도 아니면서 왜 이토록 내려놓질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일단은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도 작지 만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였으면 안 그랬을' 대응 방식에 점점 화가 나는 것이다. 내가 아니라 내 지인이나 다른 사람에게 이러고 있는 것을 봐도 같은 정도는 아니겠지만 불쾌함을 느낄 것 같다. 



왜겠어?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상대는 그러지 않아서 화가 난다면, '나는 맞고 너는 틀려.'의 덫에 걸린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단골 함정. 대부분의 인간이 화를 내는 기저에 있는 심리 작용이다. 이러한 자의식 과잉이 분노의 원인 중 대다수를 차지한다. 



내가 대접받지 못하다고 느껴서 화를 내든, 내 상식이나 기대에 반하는 것을 보자 화가 나든 다 마찬가지다. 인간은 웬만해서는 대의나 순수한 선을 위해 화를 내지 않는다. 화라는 감정은 지극히 원시적이고 개인적이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상대를 해하려는 감정이다. 정확히는 해하려고 한다기보다는 경고에 더 가깝다. 그러나 그 감정에 잠식되어 버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때는 경고를 넘어 상대를 제압하고 제거하는 게 목적이 되어버린다.



(..)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옳고 그른 것으로 보는 순간 그름의 대상은 곧 '교정' 해야 할 대상으로 보게 된다. 심판관은 누구이고 그 근거는 누가 만든 것인가? 화를 내는 당사자가 판사요, 그의 기준이 곧 법이다. 하지만 그 자신도 자신의 기준이 주관적 정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기는 하는지(꼭 의식하지 않더라도) 그게 자기 자신만의 기준이 아니라 다수가 동의할 기준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상식적으로'라는 말을 으레 덧붙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노는 그 상대가 분명한 악의를 품고 있는 게 아니라면 가질 필요가 없다. 상대를 눌러냄으로써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안쓰럽기 그지없으며 어리석은 행위다. 나 자신이 분노를 느끼는 대부분의 상황도 역시 이에 속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인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화를 내고 나서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다. 상대를 내 뜻대로 하든, 상대가 끝내 굴복하려 들지 않든 어느 순간 화라는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나 자신을 보면 아주 가관이다.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중요한 것은 내가 잘 하느냐 못하느냐, 그래서 내가 좋은 평을 받느냐 마느냐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진짜 중요한 것은 내가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내담자다. 언제나. 짧든 길든 나와 대화를 나눈 시간을 통해 그가 위안을, 그리고 용기를 얻어 갈 수 있게 내가 현재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낸다는 마음가짐. 그거 하나면 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다. 내가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지극히 단순한 선택.



(..)

시간이 더디게 흘러갔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운 일들, 내가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갔다는 것은 그만큼 잠들어 있던 시간이 많았다는 뜻이다. 삶이 흐르는 속도는  내가 깨어있는 정도에 반비례한다. 세월이 야속한 게 아니다. 내가 세월을 대하는 방식이 야속한 것이다.



(..)

범사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도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 세간의 기준에 맞춰 쫓기듯 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사람. 그런 사람들에게 시간은 허상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뿐만 아니라 실제로 육체와 정신 모두 그렇지 않은 자들에 비해 노화가 더딜 것이다. 



타인의 왕국에 살면서 그 법을 지키며 사는 한,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사는 것은 타고난 에너지를 자연스러운 속도보다도 훨씬 빨리 소진시키는 길이다. 모두가 자신만의 왕국을 세워야 한다. 우리 각자는 모두 하나의 우주이기 때문이다.







[주간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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