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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Apr 10. 2023

癸卯년 丙辰월 첫 번째 기록

주간단남 4월 1주 차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50분 가량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3.04.03 (월)



(..)

만년필로 모닝 페이지를 쓰지 않은 지가 꽤 된 것 같아 이렇게 잠시 손에 들어 적어본다만은 여전히 이 노트엔 잉크가 나오는 게 시원치가 않구나. 이건 네 탓이 아냐. 잘못된 노트를 만난 탓이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꽃피울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찾는 것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부정할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내게 들어온 제안은 어떨까? 지레짐작으로 판단하려 하기보다는 역시 직접 경험해 보는 게 낫겠지? 그래도 쓰다 보니 오늘은 만년필이 제법 괜찮게 나와준다. 역시 적응하기 나름인 건가. 좋은 환경을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소들에 속할지도 모른다. 잘 만나면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안에서 적응하는 수밖에 없는.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하되, 그럴 수 없는 것이라 판단이 들면 최대한 힘을 빼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것. 그게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나는 내 직관을 신뢰하는 편이다. 누군가 내게 접근할 때 그게 순전히 나를 위한 접근인지, 접근하는 그 사람을 위해서인지에 따라 전해지는 느낌이 다르다. 정확히 기술하긴 어렵지만 거칠게 표현하면 전자는 편안한 감정이 드는 반면 후자는 어딘가 내키지가 않고 망설여진다. 그것이 객관적으로 좋든 말든 그건 그런 감정과 무관하다.


(..)

그래서 이 제안을 어떻게 할 것이냐, 일단 수락하는 쪽으로 가야지. 내게 큰 부담이 있는 건 아니니까. 거리가 가깝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지만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기회인 것은 맞다.


(..)

그것이 기회인지 아닌지는 내가 지금 여기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다가오는 모든 것을 기회로 만들어 버리는 '무적 함수'를 내재한 존재로 거듭나겠습니다. 매일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가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




23.04.06 (목)



(..)

과거에 매몰되어 사는 것도 문제지만 과거를 잊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 역시 문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나'는 존재한다. 그 실마리를 발견한다면 미래도 그런 '나'가 연이어 나타날 거라 예상해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지나온 순간, 지나고 있는 순간, 지날 순간 모두가 소중하고 의미가 있다.


(..)

과거는 과거로 남겨둘 때, 각자의 가슴과 머릿속에서 마치 발효과정을 거치듯 원물의 상태에서 벗어나 각자만의 형태로 재구성된 그 모습 그대로 거기 있도록, 계속해서 묻어두는 게 좋겠지. 다만 나와 같이 과거를 이따금씩 그리워할 줄 아는 반가운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나는 미소가 지어지고 가슴이 따뜻해졌다. 그게 다시금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끔, 현재와 미래를 살게끔 만든다.




23.04.07 (금)



(..)

이상의 의의는 실현 가능성에 있는 게 아니다.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도달할 수 없기에 이상이다. 쉽게 도달해 버리면 이상으로서의 기능을 잃고 말기에 저 높은 곳을 이상으로 품는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마치 애쓰고 노력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도 같은 기분을 느끼는 정도가 되어야 알맞다. 그래야 신 포도 취급을 하며 냉소하지 않고 현실과의 지나친 간극으로 인해 괴로워하고 좌절하지도 않는다. 나를 계속해서 움직이게 하는 딱 적당한 정도. 머리 앞에 움직이는 당근을 보고 달리는 말처럼.


그런 의미에서 이른 기상이 아닌데도 이렇게 조금이라도 모닝 페이지의 '출석률'을 높이고자 이 자리에 앉은 것은 대단히 칭찬할 만한 일이다. 완벽하지 못할 바에야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부족하더라도 하는 게 좋다. 그런 정신이 내겐 필요하다.





[주간단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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