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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단남 Feb 19. 2024

甲辰年 丙寅月 세 번째 기록

[주간단남] 2월 3주 차

[주간단남] 시리즈에서는 제가 매일 아침 글명상을 했던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고 나누고 싶은 내용을 공유합니다.

발췌한 문장들은 제가 적었던 문장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입니다. (맞춤법 오류, 비문 등 많을 수 있음)

굵은 글씨로 표시한 문장은 제가 새롭게 깨달았거나 꽂혀 있는 '생각'을, 밑줄 친 문장은 '행동'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을 표기했습니다.



무의식은 언어적 표현을 통해 의식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페터 비에리, <자기결정> 中




**2주 차는 설 연휴로 쉬어갔습니다. 3주 차에 지난 주 내용도 한번에 같이 발췌하였습니다.



24.02.05 (월) 


(..)

각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도래하길 빈다. 그것이 취미든 직업이든. 남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에 의해서 좋아하는 척 꾸며진, 혹은 심지어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그런 것 말고 말이다.


(..)

왜 나는 이런 신비스러운 것에 끌리는 것일까. 과학자들이 우주 탐사를 꿈꾸듯 나는 정신적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사판계에 일론 머스크가 있다면 이판계의 일론 머스크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꿈은 크게 갖되, 자의식 과잉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 


그저 겸허히. 내 앞에 다가오는 '하고 싶은 것들'이 내 인생에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자. 내겐 흥미와 재미이면서 우주적 관점에서는 소명이자 의무인 그 지점. 그것이 인생의 경로에 맺히는 목적지가 아닐까 싶다.



24.02.06 (화)


(..)

그날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그런 소소한 시간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예전 같았으면 조바심과 생산성 강박 때문에 낭비라 여겼을 지도 모를 시간들. 인생에는 이런 숨 쉴 구멍 하나씩은 마련해 두어야 한다.


(..)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새롭게 공부하는데도 지치는 게 없이 다 재미가 있다. 나는 배움에 특화된 성향 같다. 배우고 흡수하고 성장하는 그 자체에 매력을 느낀다. 운으로 봤을 때 앞으로 내 공부는 더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여러 활동과 병행하지만 앞으로는 학업의 뿌리가 더 탄탄해질 테니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 


왜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마음이 편안하다. 잘 살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이 말을 적자마자 에고라는 검열관이 '정말 그렇게 생각해?'하고 냉소적으로 비꼬는 것이 들려온다. 세상의 기준을 잔뜩 머금은 에고의 말이야 아무렴 어떠랴. 그저 매일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며 매 순간에 충실하게 머무르면 그뿐이다. 그렇게 매일 점점 더 나아지는 나 자신이 되어가는 것이다.


모든 것은 과정이다. 끝이 없는 순환의 연속. 그렇기에 모든 순간이 다 의미 있다.




24.02.14 (수)


(..)

이 두터운 노트도 어느새 다 채워간다. 이 종이 위에 켜켜이 쌓여있을 생각의 흔적들을 떠올려본다. 지나온 시간이 가시화된 흔적들. 그러나 기록되지 못하고 흘러가버린 생각이 압도적으로 더 많으리. 새삼 인간이 평소에 얼마나 많은 생각들의 늪 속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출시하자.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언제나 더 나은 결과는 있다. 지금 내 안에서 나온 그것을 일단 꺼내놓아야 무슨 일이든 생기게 마련 아니겠는가.


(..)

사람들은 아이들 다툼이 유치하다고 하면서 자신들도 같은 패턴을 보인다. 거창하게 변호사를 등에 업거나 기자들을 불러 모아 대변인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할 일들이 그렇게나 없나? 나이와 유아적 본능이 반드시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 모든 게 한바탕 쇼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

4차원, 5차원의 존재가 있다면 그들이 우리를 내려다봤을 때 작금의 행태들이 얼마나 우스워 보일까. 이따금씩 너무 힘주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 어깨에 힘 좀 빼자. 어깨 결림은 노화의 상징이요, 노화는 내면의 조바심에서 비롯된다. 늙고 싶지 않은 마음과 빨리 결과를 만들어 내고 싶은 마음은 다르지 않다. 


우린 매일을 젊어지기 위한 마음을 먹는 대신 스스로를 쥐어 짜내어 늙게 만드는 선택만을 내리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고는 한참 지나 문득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가버린 것을 발견하고는 야속한 세월을 탓할 뿐이다. 언제쯤 우리의 시선이 자기 자신에게로 오롯이 향할 수 있을까? 결국 만사가 다 쇼이고 환상인 것은 그 모든 중심에 나의 마음이 자리하기 때문이리라. 하여, 늘 스스로를 살피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24.02.15 (목)


(..)

올해는 갑진년이니 갑기합에서 태음 습토가 나온다. 올해는 '습'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기후를 보이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지인이 하나 된다는 생각은 비단 동양만의 관점은 아니었다. As Above, as Below. 이 역시 하늘과 땅은 하나요, 우주와 자연은 같으며 그 속에서 사는 만물에도 우주의 섭리가 깃들어 있음을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런 관점은 유물론적, 기계론적 사고가 서양을 지배함에 따라 오컬트 주의, 신비주의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지만, 오히려 기술문명의 오랜 득세가 되레 자신들이 밀어냈던 정신과 우주, 그런 신비스러운 진리의 향기를 좇는 벌과 나비들을 부활시키고 있는 실정을 만들었다.


나 역시 그런 지향점을 지닌 채 고치 안에서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으리. 이 세계는 한 치 앞을 모른다고 하지만 마음속에 자신만의 등불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한 치 앞 정도는 내다보며 살아간다.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낄지언정 그것에 지배되어 갈 길을 잃어버리진 않는다. 나 역시 내 안에 그런 지혜의 등불을 밝힐 수 있기를. 오늘도 주어진 하루에 감사합니다.



24.02.16 (금)


(..)

자신의 이상을 현실화 해나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타락과 부패, 꼼수의 유혹에 휩싸이게 된다. 그 달콤한 맛은 너무나도 강렬해서 자신이 걷던 길의 본 목적을 쉬이 상실하게 만든다. 소명을 상실한 자는 삶이라는 여정의 나그네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그 단 맛에 스스로를 족쇄로 채우고 종속되길 택한다. 자신의 의지로 채운 것이니 그 누구도 대신 끊어줄 수가 없다. 


족쇄의 단맛에 빠져 본질에 소홀하게 되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시련의 격변에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것은 본질에 집중하라는 자연의 섭리의 작용이다. 목표를 위해 남이야 어찌 되었건 밟고 올라서거나 도구로써 이용하는 삶에는 문제가 만다는 것을 지적한다. 


각종 사기와 뒤통수, 갈등 소식들로 연일 뜨거운 감자의 연속이다. 입춘이 지나고 갑진년이 시작되면서 그전부터 물 아래 있던 것들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뿐인 것이다.


(..)

어떻게든 내게 이득이 되는 관점에서 고민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먼저 선의를 베풀어라. 그저 남들을 더 행복하게 해줄 생각만 하라. 재미난 제의를 하라. 그게 내가 세상에 내어줄 수 있는 가치다. 우리가 보통 목표로서 좇는 결과란 인풋에 뒤따르는 자연스러운 결과일 뿐이다. 과녁에 집착하지 말라.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화살을 내보낼 지에만 몰두하라. 내 안의 기운을 한가득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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