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멋을 부렸던 벗꽃나무는 하얀 꽃송이가 떨어질 무렵 근처에는 떨어지고 있는 꽃잎이 지나가는 차들 사이로 더 넓게 흩어지고 있었다.
신분당선 노선중 어느구청역 주변에는 상업시설과 먹거리 골목 그리고 학원가로 빼곡히 들어서 있는 곳이었다. 하루 일정의 작업을 마치기 위해 고시원 건물에 도착하였다. 6층의 건물중 4층과 5층은 여자와 남자로 나눠져있고, 6층은 휴게실과 탕비실 그리고 다섯에서 일곱개 가량의 테이블이 놓인 카페가 있었다. 건물주인이자 카페 사장님인 분은 고시원도 같이 운영하고 있었고 때마침 이른 아침에 계단과 복도 청소를 하고 입주날짜가 지나고난 빈 방은 침대보와 이불과 베개겉에 하얀 천등을 교환하기에 바빴다. 청소기를 돌리는 사장님의 아내분도 함께 일을 보태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일반적인 가정집이나 사람의 키보다 높은 유리창문이면 활짝열어 환기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않은 환경이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나마 조그마한 창문이 딸린곳에는 어느정도 환기할 기분이 나았었지만 복도의 반대편에 위치한 방의 경우에는 상황이 열악했다. 창문하나 없는곳엔 5평 남짓 되지 않아 보였고 한사람이 누울만한 크기의 싱글침대와 세월을 흠뻑 먹은 검은색의 브라운관 티비와 그것을 떠 받치고 있는 거울이 딸린 그러나 동그란 나무 의자도 없는 화장대, 1명이 들락 거릴수 있는 정도의 화장실은 머리를 담글수 없을 만큼 작은 세수대야 같은 세면대와 파란색 벽타일에 붙여 있는 샤워대 그리고 크고작은 볼일을 보는 수세식 변기만 존재했다. 따뜻한물을 받아 누울수 있는 욕조가 있다는건 사치에 속할수 밖에 없을것 같은 생각이었다.
잠시 공구가방에서 챙겨와야할 셋톱박스와 리모컨중 하나가 빠져 있어서 회사차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건물에 엘레베이터가 하나뿐인데 고시원에 입주하시는 한분이 계셔서 그런지 짐을 넣고 있었고 그로인해 시간이 걸리고 있었던터라 다음일정이 미뤄지면 안되어서 계단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1층으로 나와 뒷문으로 나갔는데 복도에서 마주쳤던 중년남성분을 만났다. 아버님으로 보이는 나이때로 느껴졌던 이분은 몸을 좌우로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자그마한 가방안에는 3킬로짜리 아령 두개와 줄넘기가 들어있었다. 많이 이용하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서 그런지 크고 작은 구멍이 있었고 가방끈은 셀프로 수선한것처럼 바느질한 흔적이 보였다. 눈빛이 반짝 빛나는 그분에게 짧은 인사를 하고 잊었던 물건을 챙겨왔다.
점심을 먹고 편의점에서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동료와 선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쉬고, 오후 일정을 위해 방으로 올라간다. 여성분들이 머무는곳에서 남성분들이 있는층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어느정도 마무리가 끝나면 옆방으로 또 옆방으로 이동하고 문앞에 노크를 하며 인기척을 확인한다. 벽 하나를 사이를 두고 방과 방이 나눠져 있는 구조이고 사는 서로다른 사람이 모여 사는곳인지라서 함부로 문을 열고 들어갈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의 마무리될 무렵에 들어간 곳에 구면으로 만났던 아령가방이 있었던 아저씨를 만났다. 조금전에 잠깐의 인사여서 그랬던가? 어색함은 떨쳐버린지 오래였다.
다른방들과는 다르게 깔끔하게 정돈되어진 침대커버와 이불, 티비가 놓여있는 티비에는 자기계발 서적과 노트북이 있었고 깔끔하게 다름질 하는 양복 몇벌과 트레이닝복에 조깅화와 구두2컬레가 보였다. 한먼지도 없는채로 일을 찾아 알아보고 있었던 이분을 보았을때 존경감이 들었다.
셋톱박스를 업데이트를 하고 와이파이 점검과 속도측정을 하고 있는 사이,
사업을 할때마다 어려웠던 경험을 떠올리며 얘기를 이어가는 이분은,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표를 짜고 있었다.
실수와 실패의 쓴맛을 매 순간 수정하고 나아가겠다는 얘기를 끝으로 인사후 짐을 싸들고 차로 이동했다.
그 삻에 응원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