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글을 읽는다면...

#187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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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쓰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
아.. 컴퓨터도 할 수 있다고? 컴퓨터도 물론 가능하지만, 생명을 가진 존재는 아니니까 논외로 하자.

인간이 이만큼의 문명을 만들고 살 수 있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글을 읽고 쓸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물론, 글을 읽고 쓸 수 있기에 이만큼 발전했지만 그 발전 덕에 웃기지도 않은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SNS만 봐도 그렇다. SNS의 기본은 글인데 SNS의 그 글 때문에 생기는 폐해는 장난 아니다.
아... SNS의 기본은 사진이라고? 일리 있는 주장이지만, 한번 생각해보자. 글 있는 사진이 올라오는 게 많을까, 사진만 달랑 올라오는 게 많을까? 그 많은 해쉬태그들은 이미지였단 말인가?

또, 요즘은 전화하면 간단히 전달될 것을 톡톡톡 하느라 참 손가락이 고생이다.
입과 귀는 노래하고 음악 들을 때만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동물들은 의사소통을 어떻게 할까?
몸짓과 눈빛 그리고 울음소리로 한다.
아... 동물들은 의사소통을 못한다고? 동물을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거나 아예 접해본 적이 없다면야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지만,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를 보면서 자란 나로선 의사소통이 인간만의 고유한 것이라는 생각은 미세먼지 마냥 해롭다고 생각한다.

동물들은 의사소통에 글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
못하니까.
근데 왜 못할까?

진화가 덜 되었고, 손이 없어서 필기구를 잡을 수 없고, 결정적으로 두뇌가 인간만큼 발달하지 않아서 라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야기 할 것이다.
그 대답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뭔가 좀 2.19567384922372854% 부족한 것 같지 않은가?

동물들은 왜 글을 쓰도록 진화하지 못한걸까?
그러니까 인간은 글을 읽고 쓰도록 진화했는데 왜 동물은 그렇지 않은 걸까?

길가에 지나가는 고양이는 왜 글을 못 읽냐는 말이다.
그 고양이의 조상, 그러니까 그 고양이의 단군 할아버지와 같은 태초의 고양이가 분명 있었을 텐데, 그 태초의 고양이로부터 지금의 고양이는 왜 글을 읽고 쓰도록 진화하지 않았을까? 쑥과 마늘을 안먹어서???

내 생각엔 글을 읽고 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동물들은 그냥 옆에 있는 동물에게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개는 짓고 고양이는 울고 코끼리는 코(?)로 이야기한다.
그걸로 충분하니까 글이 필요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문명을 못 이뤘네, 그러니까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네 라며 인간이 우월하다고 어깨 으쓱이며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인간의 시선일 뿐이다.

만약에 텔레파시로 소통하는 외계인이 글을 읽고 쓰는 인간을 보고 어떻게 그런 하찮은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냐고 한다면 우리 인간의 기분은 어떨까?
우리는 왜 텔레파시를 쓰도록 진화하지 못했나 하며 억울해 해야 할까?
아니다. 인간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그렇게 진화하지 않은 것 뿐이다.

그래서, 어느날 문득 알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일어나 동물이 인간의 글을 읽을 수 있게 된다면, 그 동물은 처음에 이렇게 느낄 것 같다.

"인간들은 왜 이럴까? 쓸데없이 글 같은 걸 쓰고 말이야. 그냥 말로 하면 되잖아."

ps.
그러니까,
동물들도 말로 의사소통하니까,
동물보다 우월한 인간이니까,
전화하면 좀 받아!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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