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의 꿈

#377

by 갠드무

하늘을 날고 싶었던 귤이 아이에게 부탁했다.
내 껍질을 날개 모양으로 까줘~

아이는 귤 껍질을 날개 모양으로 까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귤의 향긋한 내음에 취해 귤의 부탁을 깜박했다.
그래서 맛있게 머금고 말았다.

귤은 슬펐다.
하지만 자신의 못다한 꿈이 어떻게든 실현되길 바랬다.
그 바램이 어찌나 강렬했던지 귤은 소화되어 아이의 일부가 되면서도 계속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또 상상했다.
결국 귤의 바램은 아이의 의식으로 녹아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는 귤과의 대화법을 잃어버린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하늘을 나는 꿈을 꾼다.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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