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 방울

#519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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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눗 방울을 불어 둥둥 떠다니는 방울을 바라본다.
방울을 볼 때면 누구나 한번 쯤 무지개 빛깔의 방울 속에 들어가 하늘을 떠다니는 상상을 해본다.
방울 속에 들어가면 중심을 잡고 서서 안정되게 보고 픈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눗 방울이 계속 움직일 것이고 그 안은 미끄러울 것이고 손잡이나 의자 같은 것도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비눗 방울 안에 타고 하늘을 떠다니면, 창공에서 보고 싶은 것을 보는 게 아니라 비눗 방울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둥둥 떠다니는 꼴을 바깥의 사람들이 바라볼 것이다.
마치, 동물원의 동물 바라보듯이.


그래도 비눗 방울 속에 들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처음엔 허우적거려도 결국 멋지게 비눗 방울 타는 법을 익힐 테니까.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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