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558

by 갠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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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몇층에 사세요?

B: 왜요?

A: 다른 층의 베란다는 어떤 풍경인지 궁금해서요. 낮은 곳에 살아서인지 높은 곳은 어떤지 알고 싶거든요. 낮은 베란다는 바깥의 시끌벅적함에서 해방될 수가 없어요. 지나가는 친구와 쉽게 이야기할 수 있긴 해도, 탁 트인 그런 풍경을 볼 수 없어서 아쉽거든요. 높은 곳은 겪어보지 않았지만 좋을 것 같아요. 그런 추측이 계속되서 더 궁금해지네요.

B: 최고층은 아니지만, 비교적 높은 곳에 사니 알려드릴게요. 높은 베란다에서 아래 쪽을 바라보면 모든 게 작아 보여요. 사람도 작고, 차도 작고, 나무들도 작아요. 내가 큰 사람이 된 기분이 들죠. 하지만, 그 아래의 작게 보이는 풍경은 나와는 너무 동떨어져 있어요. 나도 같은 사람인데, 왠지 나는 다른 존재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좋지만 외롭죠.

#fiction

ps.
아파트에서는 발코니가 맞는 표현인데, 베란다라는 말이 더 흔해서 베란다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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