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9
책상 앞에서 앉았다.
머리가 무겁고 잠이 사르르 온다.
잠시 엎드려 눈을 감고 머리를 비운다.
머리를 가득 메우고 있던 잡념들이 흘러나온다.
콸콸 흘러나온 잡념에 얼굴도 같이 흐른다.
촉감으로 느껴질 리 없는 잡념이 물리적인 촉촉함으로 느껴지면서 깜짝 놀란다.
놀란 눈으로 바라본 책상은 축축하고 종이는 쭈글쭈글하다.
책상엔 액화되어 흐른 얼굴이 가득하다.
잡념을 배설한 머리는 가볍다.
다시 시작이다.
#essay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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