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갠드무 Nov 14. 2017

책방

#723

나름대로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보니 한달에 책 한권도 안보고 있었다.
둘곳 없는 책을 또 구입도 하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중고 책방에서도 사고 팔기도 해서 책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책방에도 안가고 책도 안사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반납일까지 읽지도 못하고 돌려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책 보는 것 말고도 할 수 있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아니다. 그건 핑계다.
책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보다 더 선호하는 일들은 남는 게 없다.
아니 되려 소진되어 버린 자신이 남는다.
빈 깡통이 요란한 것처럼 소진되어버린 이는 작은 움직임에도 요란하게 반응해버린다.
짧은 글과 짧은 영상에 익숙해져버려 조금 길고 깊은 것들을 이해할 때까지 참아내지를 못한다.
갈증을 참지 못하고 소금물을 마셔버려 목마름을 더 키우고 만다.
성급한 불나방 같다.

만약, 물건들이 서로 사람의 손에 선택되기 위해 경쟁한다면, 책은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다.
책은 사람의 본능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능에만 충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동물일까? 사람일까?

시간내서 책방엘 가봐야 겠다.

#essay #에세이


http://www.instagram.com/gandmoo


작가의 이전글 미래의 남자들은 어떻게 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