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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May 07. 2018

선 하나를 보면서

#897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또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도 한다.
인식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인식한다는 말이다.
그런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전에는 잘 몰랐던 것이 보이게 될 때 말이다.

그림에 관심이 있다 보니 선 하나 그어져 있어도 그 선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선을 보면서, 달라 보이는 그 선을 그은 사람은 어떤 생각으로 선을 그었을 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나도 다르게 느껴지는 선 하나를 그어 보고 싶어진다.
그러면 내가 그어 본 선에서 개선할 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 몰라서 못 봤던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채워야 할 것이 여전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더 알아야 한다는 욕구가 생긴다.
그래서 호기심을 잃지 말고 더 많이 접하면서, 이왕 사는 인생, 좀더 폭 넓게 알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폭 넓게 안다고 인생이 복잡해지는 건 싫다.

단순함이 최고라고 하는데 폭 넓게 아는 것들이 어느 순간 단순한 선 하나로 남지 않을까?
가까이에서 보는 지표면은 복잡하지만 멀리서 보면 그저 하나의 선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선 하나를 보면서, 몰랐던 것을 깨닫게 하는 선 하나를 보면서, 칠해야 할 공란은 늘어났지만 문제 하나는 푼 것 같은 안도감을 느낀다.
선 하나를 보면서.

#essay #에세이


http://www.instagram.com/gand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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