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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갠드무 Jun 04. 2018

음식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면

#925




그 식당은 분주하다.
쟁반과 쟁반이 정신없이 움직인다.
쟁반 위의 음식들이 의식을 갖고 있었다면 분명 멀미가 난다고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말 없는 음식이 정신이 들었을 때면 사람들의 입 속으로 넘어가고 있을 테지.
나 역시 쟁반과 쟁반들처럼 정신없이 먹고 있다.
이런 것이 맛집을 찾는 매력 아니겠는가?
하지만, 음식에 대한 윤리가 있다면, 음식에 대하여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다면 그렇게 먹을 수 없을 것이다.
쟁반 위에서의 멀미를 감당하며 내 앞에 나타난 음식에게 인사말 정도는 건낼 수 있는 여유가 있었어야 한다.
음식을 잠시 바라보고 어디에서 이런 맛이 나오고 어디에서 또 다른 맛이 나오는 지 음미하는 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먹는 방법이다.
입에서 1초도 채우지 못하고 바삐 목구멍으로 넘어가 배를 채워버린다면 몸 속으로 들어간 음식의 입장에서 조금 허무할 것 같다.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건 정말 예의가 아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식당이 손님들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
테이블의 회전율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즐길 여유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

#essay #에세이


http://www.instagram.com/gand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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