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겟아웃>으로 공포영화 속에 흑인 차별에 대한 비판을 완벽하게 녹여낸 조던 필 감독의 이번 영화 <어스>는 흑인과 관련된 듯해 보이지만 그보다는 미국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복제인간들의 "우리도 미국인이야"라는 대사에서는 미국인 이외의 사람을 배척하는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다소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금색 가위를 통해 현재 단절된 미국인들의 상황을 넌지시 드러낸다.
<어스>가 더 흥미로운 이유는 영화 속 은유와 직유에 대해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준다는 것이다. 이로써 관객이 영화를 수동적으로만 관람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게 한다. 흥미로운 것은 얼마 전 개봉한 <우상>도 이러한 은유가 풍부했던 작품이지만 많은 비판을 받았다는 점이다. 두 작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어스>는 작품 속 비유를 빼고서라도 이야기의 진행에 큰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인 이야기의 토대는 유지하되 숨겨진 비유를 찾았을 때 그 맛이 깊어지는 것이 <어스>라면, <우상>은 숨겨진 비유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이야기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공포영화임에도 잔인한 장면이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잔인한 장면들은 멀리서 풀샷을 잡아줌으로써 관객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고 대신 으스스한 상황을 지속적으로 조성하여 '공포'의 감정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것은 전작 <겟아웃>보다 한층 진화했다. 특히 흑인이 주는 묘한 공포감을 이번 영화에서 탁월하게 잘 활용했다.
It's us. (우리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