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Analogu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수 Feb 10. 2017

길 위에서

#On the Road / South Korea

제주도 용눈이오름에서


한참의 고민, '길 위에서'라는 주제를 잡고 보니 '마이클 케냐'의 '길 위에서'라는 전시회가 마침 공근혜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었다(2월 9일까지). 갤러리 가는 길은 삼엄했고, 검문은 피할 수 없는 통과제의 같았다. 


갤러리에서 마이클 케냐의 '길 위에서'라는 작품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 '길 위에서'라는 작업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영감을 얻었다. 일단은, 그동안 담은 사진 중에서 '길'과 관련된 사진들을 정리해 보고 싶었다.


박근혜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

2017년 대한민국의 길은 촛불시민들의 민주주의와 정의에 대한 열망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머지않아 길 위에서 외쳤던 함성들이 결실을 맺을 것이고, 그에 따라 대한민국도 새로운 길을 걸어갈 것이다. 

대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이 길을 되돌리려는 이들이 있지만, 그들이 걸어가고자 했던 길은 희망이 없는 길이었으므로 그들의 시도는 실패로 끝날 것이다.


계절의 봄과 더불어 서울의 봄, 대한민국의 봄도 꽃을 피우고 연록의 새순을 낼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다.


제주도 세화바다에서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었다.

방파제로 애견과 함께 마실을 나온 동네 아저씨가 한참을 바람 부는 바다를 바라보다 발걸음을 돌린다.

저 바다에도  뱃길이 있다.

길 없는 곳은 없는 것이다.


제주도 종달리


제주 올레 1코스가 시작되는 종달리, '다 이루었다'라는 뜻을 가진 종달리에서 시작되는 올레길은 의미심장하다. 이미 그 길을 수도 없이 걸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그들의 것이 되지 못하고 외지인들에 의해 점령당해가고 있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길도 오염되기 마련이다.


강화도 교동도

배를 타고 드나들던 섬에 다리가 놓였다.

현재와는 조금 거리가 먼 듯한 그곳에는 과거의 모습들이 끝자락을 붙들고 위태위태하게 서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유기할 것인지 혼란스럽다.


길에는 수많은 흔적들이 남아있고, 사연이 있으므로 그 어떤 이야기라도 길과 길이 이어지듯 이어진다.

그것이 길의 매력이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드러움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