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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Feb 14. 2016

산수국의 꽃말은 왜 '변심'일까?

#43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이야기'

산수국의 헛꽃


산수국의 꽃말은 '변심'이다. 

'변하기 쉬운 사랑'이라는 꽃말도 있는데 그런 꽃말이 붙은 까닭이 무엇일까?




산수국은 참꽃과 헛꽃으로 이뤄져 있는 데 헛꽃은 속된 말로 '삐끼꽃'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참으로 얄궂은 것은 이 헛꽃이 참꽃보다 더 예쁘기도 하다는 것이다. 헛꽃이 진짜 꽃인 줄 알고 왔다가 참꽃을 사랑하게 되는 곤충들의 마음을 빗대어 '변심'이라는 꽃말일까?


산수국


아니면 이럴 가능성도 있다.

산수국의 색깔은 보랏빛에서 연분홍까지 화사한데 토양에 따라 그 빛깔이 달라진다. 

토양이 산성인지 알칼리성인가에 따라 꽃 색깔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토양에 따라 피어나는 꽃 색깔이 제각각이니 '변심' 혹은 '변하기 쉬운 사랑'일까?


산수국


이럴 가능성도 있다.

꽃이 지고 나면 참꽃은 꽃의 형태를 다 잃어버리고 보잘 것 없는데, 헛꽃은 여전히 남아서 이른 봄 새순이 올라올 때까지 앙상한 가지를 지키고 있다. 그러니 어찌 이 헛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참꽃을 사랑하던 이들 조차도 겨울을 지키고 있는 헛꽃을 보면 마음이 변해서 '변심'일지도....


산수국의 헛꽃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이렇다.

산수국은 피어나면서 점차로 색깔이 변한다.

하얗게 피어나다가 점점 분홍빛을 띄기도 하고, 파란색을 띠기도 하다가, 보랏빛을 띠기도 한다.

그러니까 산수국은 한 가지에서 피어나도 딱히 무슨 색 꽃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색깔이 변한다. 

그래서 '변심'일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 꽃말과 관련한 필자의 상상력이다.

꽃마다 꽃말을 간직하고 있는데, 그 꽃말이 어떻게 구전되었고 정착되었는지 알 수 없다. 대다수의 꽃은 또한 전설도 가지고 있는데 그것도 어떻게 구전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 모든 것들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사랑하게 되면 수많은 의미들을 부여한다.

사랑하게 되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이전에 궁금하지 않던 것들도 궁금해진다.

사랑하는 이의 작은 손짓 하나도 예사롭지 않다.

그런 사람들이, 산수국을 아주 많이 사랑했던 사람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또 보다가 '아하! 변심!' 그래서 '변심'이라는 꽃말을 가지게 되었나 보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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