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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Feb 21. 2016

누군가를 감동시키고 싶다면

#46 김민수의 '소소한 풍경 이야기'

버드나무-다중노출


어느 봄날, 막 떠오른 햇살이 막 피어난 연록의 버드나무 새순을 비추고 있었다.

갓 깨어난 바람은 아주 상쾌할 정도로 불어왔고, 가녀린 버드 나뭇가지는 잔바람에 흔들렸다.

그 모든 것들은 어우러지며 나를 황홀하게 했다.


문득, 나를 이렇게 감동시키는 아침햇살과 새순과 바람 모두는 스스로 황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치 오늘이 처음인 듯 마지막일 듯 저렇게 치열하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제주도 종달리 두문포구


어떤 풍광이 눈을 사로잡을 때가 있다.

눈을 사로잡은 후에 거기에 머물지 않고 가슴을 뛰게 한다. 가슴이 뛰는 그 순간 나는 셔터를 누른다.

내 눈을 사로잡아 나를 감동시킨 그 풍광은 스스로도 감동하고 있지 않았을까?


내가 너무 멋지지 않아?


누군가를 진정 사랑하고자 한다면 나를 먼저 사랑해야 한다.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껍데기 사랑이다.


꽃마리에 맺힌 이슬


누군가를 감동시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이 자신에게 감동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봐도 멋지고, 사랑스럽고, 대견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데 어느 누가 그를 그렇게 보아줄 것인가?

혹여, 그렇게 보아준다고 해도 '그것은  오해'일뿐이다.


아주 작은 것일이지라도 자기 안에 있는 그것을 찾아내라. 그것은  스스로의 몫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자뻑'이라 할지라도 자신을 별 볼일 없는 존재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감동할 만한 아무것도 없으면서 공감을 강요하는 '자뻑'은 사양하지만 말이다.

 

제주 바다 - 장노출


내가 자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의 당당함 때문이다.

사실 자연은 누구를 위해서 살지 않고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산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자신만을 감동시키기 위해서 산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자연이 다른 생명의 근원이 되며, 감동을 준다. 우리는 그를 생명의 근원이라 부른다.


그런데  바다,
그들은 그저 자신을 살아갈 뿐이다. 
자연은 그냥 자신을 위해서  살뿐이다.


두물머리


누군가를 감동시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감동시켜라.

자신이 보기에 멋지도록 행동하고, 자기가 보아도 사랑스럽게, 자기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루를 돌아보면서 스스로에게 칭찬할 만하게, 당당하게 그렇게 살아가라.




위의 이야기가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그 생각을 먼저 고쳐라.

때론, 힘겹게 살아가지만 얼마든지 멋지고, 사랑스럽고,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하라.

남을 감동시키겠다는 생각도 버리고 오로지 자신을 감동시키는데 집중하라.


이런 날들이 하루하루 쌓이면서 당신의 삶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신이 보아도 감동받을 만한 당신으로. 그리고 그런 당신을 보는 이들은 감동을 받는 것이다.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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