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수채화 물든 양평 개군마을에서 산수유를 담다 노랗게 마음 물들다.
이천 산수유마을에서는 오늘(4월 1일) 산수유축제가 열렸고, 양평 주읍리 일대는 내일(4월 2일)부터 <산수유 한우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열리기 전에 산수유축제를 앞두고 있는 양평 주읍리 개군마을을 다녀왔다. 마을은 온통 산수유의 노란빛으로 물들었고, 노란 산수유의 물결은 온 마을을 노란 수채화로 물들인 듯했다.
산수유의 꽃은 마치 불꽃놀이 폭죽이 터지다 가장 멋진 순간에 하늘에서 멈춘 듯하다.
더욱이 오래된 산수유나무의 굵은 줄기는 작은 산수유 꽃을 더욱더 돋보이게 했으므로, 그들이 거친 수피는 마치 어머니의 거친 손 같았다.
화사하지 않은 듯 화사한 꽃, 한 가지 색깔이지만 질리지 않는 꽃,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수수한 꽃은 가을이면 빨간 열매를 맺는다. 노란 꽃에서 빨간 열매라니 신비스러운 일이다. 허긴, 세상에 신비스럽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산수유의 꽃은 작지만 워낙 많아서 개별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더불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꽃이다.
더불어 어울려 산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꽃인 셈이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더불어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싶다가도, 더불어 살지 않는다면 희망도 없으니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싶어, 더불어 삶을 이야기한다.
봄이 짧다는 말을 실감했다.
날은 여름처럼 더웠고, 햇살도 따가웠다.
산수유는 아마도 사나흘 뒤면 그 노란빛이 퇴색할 듯 화들짝 피어있었다.
봄이 언제 올까 싶었는데, 곁에 온 듯하더니만, 벌써 곁은 떠나려고 하니 서두르지 않으면 봄도 보지 못하고 봄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노란 산수유만 핀 것이 아니다.
살구꽃도 피었고, 아기 진달래도 피었고, 냉이꽃도 피었다.
봄날을 걷는 일은 오감을 행복하게 한다. 이 봄날이 너무 흔해지기 전에, 이 봄날이 훌쩍 우리 곁은 떠나가기 전에 봄나들이 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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