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지 않는 법

드디어 직장을 다니며 글을 쓰게 되었다

by 박강하



하루 종일 누워있고 싶어. 누가 집안일 좀 해줬으면 좋겠다.
아, 책 읽어야 되는데.. 공부도 해야 되는데..



30년 넘게 저 상태로 살아왔다. 해야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죄다 뒤로 미루고 미루어서 안 하면 큰일 나기 직전에 시작하곤 했다. 예를 들어 설거지는 사용할 젓가락이 없거나 심지어 깨끗한 컵이 없어서 밥그릇에 커피를 타마시고 그것마저 없으면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청소기를 돌렸고, 다른 집안일도 전부 몰아서 했다. 그러니 집에 들어올 때마다 '이놈의 집구석..' 소리가 절로 나왔다. 영어 공부나 책 읽기, 글쓰기는 매일 하겠다는 말뿐이었고 절대 하지 않았다. 당장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앞으로의 인생이 소름 돋을 정도로 자세하게 그려지는 날. 관리되지 않아 엉망인 집을 보면서 '아, 난 평생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살겠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이렇게'라는 건 노동에 찌들어 밤에는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쓰러져 사는 삶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오한이 들었다. 어떡하지. 진짜 죽을 때까지 이대로 살게 되면? 이대로는 안 된다. 뭐든 시작해야 했다. 오늘 당장.



1. 체력을 기른다.


'나만의 자존감 높이는 법'이라는 글에도 썼지만 체력은 절대적이다. 심지어 의자에 앉아있는 일조차 체력이 필요하다. 무언가 하고 싶다면 무조건 체력 먼저 길러야 한다. 체력이 없으면 금방 지쳐서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주 5일 링 피트 30분으로 체력을 키운 나도 최근 금요일 포함 3일을 쉬었더니 급격한 체력 저하로 월요일 퇴근 후 예전처럼 뻗어버려 계획했던 일을 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주말에도 쉬지 않고 운동을 해야겠다 결심했다. 체력이라고 뭉뚱그렸지만 체력에는 몸의 컨디션도 포함이 되어서 충분히 숙면을 했는가(6~8시간) 충분히 영양섭취를 했는가(탄단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놓여 있지 않은가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이상이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해결하자.



2. 할 일이 떠올랐으면 벌떡 일어서라.


다른 콘텐츠에서 미루지 않으려면 5초 안에 시작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것과 같은 맥락이다.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그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펼치고, 설거지가 떠올랐으면 바로 싱크대로 가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해야 한다. 무슨 뜻이냐고? 보통 설거지가 머릿속에 떠오르면 그 이후엔 '아.. 하기 싫은데.. 내일 할까? 그럼 벌레 꼬이지 않을까?' 이렇게 줄줄이 생각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 결국에는 '귀찮으니까 내일 하자.'라는 결론이 나오기 쉽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기 전에 싱크대에 가서 고무장갑을 끼면 어쩔 수 없이 그때부터는 설거지를 하게 된다.


이 방법이 나에겐 굉장히 도움이 됐다. 이전에는 책상 앞에 앉아 '난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가'에 대해서 생각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었다. 공부와 독서, 청소 중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머릿속에서 굴리다가 결론은 '누워있고 싶다'가 되어버려서 항상 누워있는 삶을 살게 됐다. 지금은 해야 되는 일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것을 냉장고 위의 화이트보드에 써놓고 기계처럼 그 일을 해나가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할 일이 떠오르면 무조건 그 순간 시작해야 된다. 내 뇌가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3. 해야 되는데..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야 하는데..'라는 말은 지금은 안 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세상에는 두 가지 타입의 사람이 존재한다.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 안 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자책하고 하는 사람의 노력을 깔보거나 신성시한다. '그거 해서 뭐해' 아니면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지?' 이건 나의 고백이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해야 하는데..'라는 말만 읊조리던 시절 내가 그랬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것저것 배우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는 이들을 보면 '저렇게 열심히 살아서 뭐해? 돈도 못 버는데..'라고 중얼거렸지만 속으로는 '대체 어떻게 저러고 사는 거지?'라는 생각을 하며 부러워했다. 분명 타고난 능력이 특출 나거나 숨겨둔 비법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비법 같은 건 없다는 걸 해보면서 알게 됐다. 이것저것 재고 따질 시간에 나이키 슬로건처럼 그냥 하면 되는 거였다는 걸.




4. '시간'을 만들어라.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간이 없다면 저 위의 말들은 헛소리일 뿐이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데 뭘 할 수 있을까? 자기 계발이나 사이드 프로젝트 같은 말은 매일 야근하는 직장인들에게는 팔자 좋은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 나는 만들고 싶은 게 많다.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 그래서 회사를 고를 때 정시퇴근을 할 수 있느냐가 제1순위이다. 정시 퇴근을 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기만 하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 없다면 다른 것에서 최대한 시간을 아껴야 한다. 가령 집안일 같은 경우, 공간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이 들어가는지 아마 살림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난 이 부분을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 집안일에 시간을 쓰지 않기로 한 것이다. 예전엔 어수선한 집안 환경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집 하나도 깨끗이 관리 못하는 성숙하지 못한 인간이라는 자책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간을 위해 포기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밥도 되도록 사 먹어서 요리하며 쓰는 시간을 줄였다. (해먹는다고 해서 돈이 아껴지지도 않고)



여기에 적은 이야기들은 전부 나만의 경험일 뿐이고 다른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 사람은 이랬구나 정도로만 읽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혹시 만에 하나라도 도움이 된다면 굉장히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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