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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강하 Jan 05. 2021

2020년에 수집한 문장들

곳간에서 인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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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신성이라는게 생명의 기원이 되는 원소들을 만드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겐 죽음이 되죠.  그런 의미에서 생각하면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살아가는 존재인 거예요. 초신성이 그런 삶의 모순을 상기시켜 주는거죠. 

윤성철 - 팟캐스트 과학하고앉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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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학 작품은 ‘그가 나를 떠났도다, 내가 남겨졌다’ 이렇게 남겨진 사람의 시점이죠. ‘내가 너를 버렸도다’ 이런 관점으로 쓰인 작품은 전 세계에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은 언어가 없어요. 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언어를 가질 가능성이 높죠.

정희진 - 경향신문사 강연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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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가 그토록 뿌리 깊은 본능적 감정이라면, 그걸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는 선택지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

미국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내집단과 외집단을 나누는 인간 본성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 경계를 끝까지 밀어붙여서 인류 전체를 '내집단'으로 포괄하는 세상을 꿈꾼다. 흑인 민권 운동의 전설적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은 흑인의 특별한 정체성을 강조하는 길로 가지 않았다. 그는 보편적 인권의 원을 확장하여 모든 인간이 그 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외쳤다. 혐오의 진정한 해악은 우리를 보편에서 벗어나 파편으로 만드는 것이다. 

천관율 - 시사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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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 비교는 사람들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요. 오히려 사람들은 내가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그 일이 나와 얼마나 밀접한지를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따졌어요.

김준혁 - 한겨레 기사 / 정의란 무엇인가의 기차문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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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마음을 부지런하게 만드는 속성이 있습니다. 

글쓰기는 무심히 지나치는 것들을 유심히 다시 보게 합니다.

여러분께도 정확히 기억하고 오랫동안 보존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 있으실 겁니다. 그런 이야기를 말로 하면 그자리에서 즉시 휘발되어 버리지만 글로 쓰면 이야기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지나가는 순간들을 잘 기억하게 합니다.

글쓰기는 나 자신을 부지런히 사랑하는 일입니다.

이슬아 - 글쓰기는 부지런한 사랑이다 / 세바시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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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수많은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이 아닐까.

마스다 무네아키 - 지적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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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건을 쉽게 구하고, 손쉽게 버릴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물건을 길들이고, 평생 간직하고, 대대로 물려준다는 것을 저는 아름답다고 느껴요. 

저는 원하는 조리 도구를 발견하면 소재와 제조 공정, 브랜드의 역사까지 조사해요. 어떤 마음을 담아 만든 물건인지, 그 배경에 관심있어서 그렇게 조사하다 보면, 가격의 이유가 보여요. 몇 년이고 몇 십년이고, 추억을 담아 갈 수 있는 것을 고르고 싶어요.

유튜버-Ch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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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껏 나는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을 끝없이 손에 넣는 것이 자유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정반대였습니다.

‘없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런 내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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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란, 조직과 개인의 전쟁터’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습니다. 조직은 강합니다. 하지만 강하기에 한편으론 약하기도 합니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줄을 잘 서라 등등.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나약함이 집단이 되면서 곧바로 가시화되고, 조직 그 자체를 좀먹습니다.

이를 막는 것은 개인의 힘밖에 없습니다. 혼자서 판단하고, 혼자서 책임을 지며, 혼자서 움직입니다. 작은 힘입니다만, 자기 혼자 결단하기만 하면,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약하지만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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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란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회사에 들어가는 것도, 돈을 받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 그것은 놀이와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지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일은 재미있습니다. 고생이 된다고 해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성취감도 느끼고, 동료도 생기고, 인간 관계도 넓어집니다. 도와준 사람에게서 도움도 받습니다. 그 모든 것이, 놀이만으로는 손에 넣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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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걸 알게 되면 회사만큼 멋진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수행이 끝났을 때 당신은 언제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습니다. 다만 ‘언젠가 회사를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 그것만큼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요.

이나가키 에미코 - 퇴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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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 힘들지 않아요?”

“아뇨, 제가 원해서 온 걸요.”

“전에는 어디 있었는데요?”

“이 병원의 모병원이요.”

“일반 병원에서는 몸이 나아서 퇴원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럴 때 기쁘지 않았나요?”

“기뻐할 틈도 없을 정도로 바쁘고 힘들었어요.”

“여기는 죽어가는 사람뿐인데, 안 괴로워요?”

“저어, 여기서는 환자분이 돌아가셨을 때 울어도 돼요.”

“누가?”

“제가요.”

사노 요코 - 죽는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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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요. 

여러분이 정말로 무언가 배우고 더 나아지고 싶다면,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불편해지기를 원해야 해요. 왜냐하면 생각은 노력을 필요로 하니까요. 혼동과 싸우기를 포함하죠.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그걸 약간 기분 나쁘다고 느끼죠.

Veritasium -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UBVV8pch1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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