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올해의 게임 -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갓겜으로 널리 알려져 있었으나 플스가 없던 나에게는 존재하지만 플레이할 수는 없는 유니콘처럼 생각되는 게임이었다. 심각하게 플스 구입까지 생각했으나 스팀에서 출시가 된 후 PC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이 게임을 하면서 얼마나 큰 영감을 받았는지는 이미 브런치에 감상문을 길게 적어두었다.
2. 올해의 아이돌 - 문빈
기운이 없을 때에는 아이돌 안무 영상이나 직캠을 보며 기운을 받곤 한다. 그중 아스트로나 세븐틴 같은 청량돌 위주로 보는 편인데 문빈을 가장 좋아한다. 귀여운 얼굴에 듬직한 몸매, 수준 높은 안무 소화력과 가창력까지. 실력에 비해 덜 알려진 거 같아 더더더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eQO9jfw5SFs
3. 올해의 책 - 퇴사하겠습니다
2020년에 수집한 문장들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책. 50살에 안정된 대기업을 관두게 된 계기, 이후의 삶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직장, 일, 자유에 대해서 되돌아보도록 도와준 책. 이나가키 에미코 님의 다른 책들도 구입하고 싶어 졌다.
4. 올해의 유튜브 - 영지발굴단
https://www.youtube.com/watch?v=BHE3EJ6f838
포맷은 워크맨과 같지만 '이영지'라는 아이덴티티는 이영지만이 가질 수 있다. 10대이기에 뿜어낼 수 있는 힘과 생기, 유쾌함을 듬뿍 느낄 수 있다. 영지전능쇼도 즐겨본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한 사람이 콘텐츠를 끌어나가는 건 특별한 소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스스로를 태워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번아웃이 오지는 않을까, 과로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이영지 주변에는 좋은 어른들만 있었으면 좋겠다.
5. 올해의 드라마 - 엄브렐러 아카데미
새로운 콘텐츠는 거의 즐기지 못했던 2020년. 그 와중에 유일하게 공개된 에피소드를 전부 시청한 드라마. 그 정도로 재밌었다. (재미없으면 10분 만에 끄는 사람) 만화처럼 시끌벅적하고 유쾌하지만 잔인하기도 하다.
6. 올해의 장소 - 신여성 작업실
매주 토요일마다 6개월 이상 출근 도장을 찍었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잠시 쉬는 중이지만 언제든 다시 돌아가 작업을 하고 싶다. 편안한 공간, 반가운 친구들. 그리고 혼자 있으면 절대 하지 않을 작업들을 하도록 도와주는 장소.
7. 올해의 음식 - 뱅쇼
2020년 겨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뱅쇼를 먹게 되었다. 왜 그렇게 많은 술집과 카페들에게 뱅쇼를 파는지 알게 되었다. 쌉쌀하면서도 달콤하고 새콤한 맛. 집에서 직접 만들면 훨씬 진하고 계피맛이 강한 뱅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한 달간 5번을 만들어 먹었다. 만드는 방법도 너무 간단하다! (재료 다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됨) 매일 한 잔씩 마시고 잠드는 게 버릇이 되다 보니 알코올 중독이 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
8. 올해의 도전 - k-pop 댄스
https://www.youtube.com/watch?v=E30BuL9-0Vk
20대부터 하고 싶었던 k-pop댄스를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도전을 하게 되었다. 평소 좋아하는 세븐틴의 노래를 한다기에 부랴부랴 신청을 했다. 혼자서는 용기가 안 나서 친구 네 명을 데리고 갔다. 예상대로 모인 사람들 중 나와 친구들이 가장 나이가 많아 보였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히 손발을 움직였다. 수업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매일 집에서 춤 연습을 하는 것이 일과였다.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안무를 다 외웠다는 성취감도 있었고, 친구들과 취미생활을 함께 했다는 것 만으로 즐거웠다.
9. 올해의 소비 - 머슬건
거대한 의자형 안마기를 구입할 수 없는 나에게 최고의 안마기. 이런 형태의 안마기는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진짜 물건이다. 특히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뭉친 근육 푸는데 아주 시원하고 효과적이다. 매일 저녁 유튜브를 보며 머슬건으로 다리와 엉덩이 근육을 풀어주고 있다.
10. 올해의 발견 - ETF
주식은 무섭고, 펀드는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잘 몰랐다. 그러다 쉽고, 안정성도 보장되는 ETF 투자를 발견했다. 매달 2개의 ETF를 1주씩 구입하고 있으며 노후 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11. 올해의 팟캐스트 - 비혼세
비혼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감정이 있다.
'아, 비혼 이야기가 너무 없다!'
재밌게 보던 만화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에세이, 심지어 유튜버까지. 처음엔 싱글이었던 사람들이 전부 결혼을 한다.(빅뱅이론...) 그럴 때면 이 세상은 아직도 결혼을 모두가 꼭 이루어야만 하는 삶의 과제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점점 더 비혼 인구가 늘고 있다는 걸.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을 기회는 많지 않다. 아직 주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비혼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팟캐스트, 비혼세를 발견했다. 이전부터 좋아했던 계간홀로 발행인 짐송님도 자주 출연하시는데 두 분의 합이 너무 좋다. '연애지상주의를 박살 내자'는 짐송님과 '혼자 사세요'를 외치는 비혼세님의 조합이라니! 비혼 얘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비혼인만 나오는 것도 아니지만 비혼인의 이야기가 주류이기 때문에 공감하며 즐겁게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