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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강훈 Jul 31. 2024

강지나<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책을 읽고 북토크에 참석하여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으로 느낀 대로 카드뉴스와 글로써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다소 주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가난은 대물림이 될까?'


'어린 시절 빈곤했던 그 아이들은 잘 극복했을까?'


내 머릿속 두 가지 질문은 나의 발걸음을 북토크가 열리는 #진주문고 로 향하게 했다.

 <7.25일 진주문고 북토크>


책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경우다. 어린 시절의 나와 관련된 친구들도 내 머릿속으로 소환이 되었다.

가정형편이 여의찮거나,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소년가장 등을 떠올리게 된다. 신기하게 국민학교 시절 친구들의 얼굴이 생생히 기억난다. 조용하고 착했던 친구, 무기력하거나 집단생활에 참여를 불편해했던 친구였다.


어린 나이에 나는 그 친구들이 맑고 순진하고 착한 아이로만 기억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가난의 그늘에 가려져 그 아이의 숨겨진 목소리를 듣지 못한 것이다. 그만 큼 나도 어렸었기에 그 상처를 모르고 철없이 평범하게 친구로 잘 지냈다. 오히려 나의 그런 행동이 고맙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부유한 가정은 아니었다. 담임선생님이 학기 초 가정방문을 한다고 하면 선생님이 우리집에 오는 것이 싫었고, 반장을 앞세워 온다면 나는 줄행랑을 쳤거나 일부러 친구 집에 놀러 가기 일쑤였다. 당시에  집안 형편을 많이 부끄러워했던 기억이다.  학급 반장 후보로 매 번 오르면 자진사퇴하였다. 이유는 돈 들까봐 부모님이 그런거 안해도 된다. 공부만 잘하면 된다. 그러셨기에 말씀을 따랐다. 아마 촌지 걱정을 하셨나 보다.  (반장이 하고 싶었는데.... 혼자 연설도 많이 준히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철이 없고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사실, 그 당시에 부잣집 친구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정도를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된 지금 생각해 보면 뼈저리게 가난한 형편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힘든 시기였으나 몇 명의 다른 친구들에 비하면 내가 겪은 것은 가난도 아니었다. 수돗가에 물을 먹거나 매 점심시간 마다 사라지는 친구가 있었으니 말이다. 결석이 잦은 친구집에 선생님과 같이 방문한 적도 많았다.


지금 그 친구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었을까? 
할머니와 단 둘이 살았던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개천에서 용이되어 날아 올랐을까? 


지금의 현실은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없는 사회구조로 변해버렸지만, 어릴 때 나의 친구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버렸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강지나

작가는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정책연구를 하는 교사이다. 교사 생활을 하다가 빈곤 가정 학생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느끼게 된다. 그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법을 찾다가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게 된다.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8명의 아이의 이야기 기록이 책이 되었다.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10년간 중간중간 만나 인터뷰 형식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았다.

이 아이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제목처럼 어떻게 어른이 되었을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처음 만날 때는 열예닐곱 살의 청소년이었던 이들이 지금은 서른 즈음의 청년이 되었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성장하고 싶은 어린 생명이 가난이란 굴레와 가족으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고 굴절되고 다시 일어서는지 그들의 목소리로 기록하고 싶었다. 그 안에는 세상에서 흔히 통용되는 가난에 대한 인식이나 이미지와 다른, 삶에 대한 통찰과 지혜가 있었다. 나는 청소년들이 삶에서 얻어낸 그 통찰과 지혜를 학문적으로 담아내려고 했다.” - 본문 중에서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로 규정해야 한다.’ 여기서 역량은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이다.


부모의 가난의 대물림이 자신의 것이 되고 모든 책임과 잘못이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자기가 잘못됐다고 너무 많이 듣고 살아온 아이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는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극복해야 할 숙제로 남겨진다.

개인을 떠나 사회구조적 문제와도 연결이 된다. 사회에 던져야 할 질문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의 독자이기 전에 어른이란 이름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상담 교사 일을 하시거나 학교 복지(아동복지, 교육복지) 일을 하시는 분. 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자녀를 둔 부모님께서도 읽어 보셔도 좋습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와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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