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장난기 발동

에피소드 15. 아내를 가요제 내 보내다

by 고강훈

장난기가 발동한 어느 날.

아내 몰래 가요제 출전 신청을 했다.

아내 이름으로...


모른 척하다가 주최 측의 연락을 받고 내게 전화해서 추궁한다.

사실대로 실토했다.

며칠 후 아내는 곡명을 정하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장윤정의 '올래'를 연습하더니,

다음 날은 윤수현의 '꽃길'을 부르고 있다.


-꽃길-

다시 돌아가라 하면 싫어요. 난 못 가요

비단옷 꽃길이라도 이제 다시 사랑 안 해요

몰라서 걸어온 그 길 알고는 다시는 못 가

아파도 너무나 아파 사랑은 또 무슨 사랑

다시 돌아가라 하면 싫어요. 난 못 가요


나에게 심정을 가사로 전달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더 잘해줘야겠다.


여기서 잠깐,

아내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아니다.

나의 장난기로 시작된 일이다.


참가자 300명 속에 덜덜 떨면서 기다리는 모습.

본인 순서에 도망가지 않고 떨리는 목소리로 1절까지 해냈다.


중간에 땡은 없었다.


비록 예선 탈락이었지만 닥치니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역시 나보다 한 수 위다.


미안, 연습도 하고 진짜 나갈 줄은 몰랐어.

알고 보니, 이 대회는 상금이 500만 원인 전국 규모의 대회였다.


지역 동네 노래자랑인 줄 알고 신청한 남편의 짓궂은 장난은 그렇게 마무리된다.


수고했어.

당신은 이제 경력자야~


이제 꽃길만 걷게 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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