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에 살고 있는 나>
토요일 오후 2시 진주문고 여서재에서 아카데미가 열렸다.
보통은 작가와의 만남(북토크)에 소식을 알려오면 눈여겨보는 편인데 아카데미라 해서 그냥 지나칠 뻔했다. 톡으로 다시 알림이 와서 신청하게 된 경우다.
로버트 파우저 교수[독립학자, 언어학자]님의 강연이었다. 마침, 페이스북 친구 셔서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뵙고 싶었다.
보통 주말은 아이들과 나들이 가거나 같이 산책한다. 오늘은 강연에 참석하고 싶었다.
가족들 점심을 차려주고 사라질 결심을 했다.
"여보, 서점에 잠깐 다녀올게"
그렇게 나간 것이 2시간 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한 손에는 책 한 권을 들고….
도서는 현장에서 구입했기에 책 리뷰보다는 만남 후기를 적어본다.
강연장에 들어오시자마자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셨다. 만난 외국인 중 한국말을 제일 잘하는 듯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똑같이 13년을 살았고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에 교수로 재임도 하셨다니 더 할 말은 없을 듯하다. 외국인에게 국어를 가르쳤다는 말에 좀 놀랍긴 하다.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교육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한국어 교수법, 사회언어학 등)
일본 가고시마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적도 있다고 하셨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읽고 말하고 쓰는 분이다. 미국인에게 한글로 사인을 받으니, 기분이 묘하다.
강연은 무겁지 않게 자유롭게 이어나갔다. 주로 변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사 보존이 있는 변방의 이야기. 오늘 난 변방 의식이 있는 미국인을 만났다.
의미 있는 토요일 오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