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장세개 Sep 02. 2021

셀프 칼럼, 셀프강의, 셀프출판

[The:나 프로젝트] 셀프 칼럼, 셀프강의, 셀프출판...셀프고용(2021.09.02.)     



최근에 앞으로 10년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골랐다. 그런데 아쉽게 나이제한에 걸린다. 많은 경험은 했지만 해당 분야에서는 70점짜리 같다.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나 스스로를 고용하기로 했다. 꼭 채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나의 독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하여 얼마든지 스스로를 고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너무 낮은 산 여러 개를 모으지는 않으려고 한다.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깊은 협곡도, 가파른 바위산도 버티며 오르는 저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구글 검색을 통해 ‘셀프고용’이라고 검색해보았다. 정부에서는 ‘셀프고용’을 넣은 정책들이 발표된바 있다. 그리고 구글 스칼라에서 ‘Self Employment’라는 1986년부터 논문 제목들이 보인다.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셀프고용’에 대한 고민이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어제 박사학위를 꼭 마치라고 응원해주신 교수님과 점심을 함께 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기존의 일을 시대에 맞지 않고, 수입원도 좋지 않아 안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스타트업 생태계 또는 셀프고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앞으로 방향성으로 보면 옳은 선택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칼럼을 쓰고 있냐고 물으셨다. 셀프 칼럼니스트가 되어 혼자 브런치에 매일 글 한 편씩을 쓰고 있다고 했다. 강의를 하고 있냐고 물으셨다. 대학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주제로 강의 기획을 하고 있고, 누가 부르지 않아도 셀프 강의를 해서 유튜브 플랫폼에 계속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책 집필 계획은 있느냐고 물으셨다. 우선 학위 논문을 논문총서로 책 1권을 기획하고, 1년에 1권 책을 쓸 계획이 있고, 출판사에서 출판해주지 않으면 셀프 출판을 할 계획이라고 답하였다. 그 분은 좋은 생각들이라고 하셨다. 이 세 가지는 꾸준히 하도록 하고, 각 대학의 인재pool에 이력서를 넣어보라고 하셨다. 그리고 기회가 있으면 같이 프로젝트도 하자는 말씀도 해주셨다.     


셀프계산대가 확대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 언텍트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를 고용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2005년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책을 출간한 구본형 소장이 있다. 운이 좋게 2005년에 구본형 소장님을 초청한 독서 세미나를 개최한 적이 있었다. 그렇게 멋진 분인 줄 몰랐다. 영화배우 니콜라스 케이지 같은 느낌이었으며, 강의장을 조용히, 멋지게, 은은히 활개 하는 무사 같았다.     


그분의 책을 좋아해서 많이 읽고 틈틈이 읽었지만, 나 스스로를 고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스스로 고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보니 책의 내용이 나의 세포 구석구석까지 찌르는 것 같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보인다. 그리고 1인 기업으로 창업했던 내가 무엇을 놓쳤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아쉬운 시간은 어쩔 수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나 스스로를 잘 고용해보자.      


구본형 소장은 43살에 20년 다닌 회사를 나오고 스스로를 고용한 다음에 3가지의 수입원을 만들었다. 첫 번째 수입원은 1년에 1권씩 책을 쓰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강연이다. 강연은 한 달에 10번, 이중 7번은 기업, 3번은 사회적 기업이나 학교다. 세 번째는 프로그램이다.      


셀프고용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이 세 가지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뭐가 되는 게 아니다. 매일 뭔가를 정해야 한다. 구본형 소장은 가장 안정적으로 만들어준 것은 새벽에 매일 2~3시간 글 쓰는 것이었다. 그 결과, 매년 책이 나왔다.     


매일의 습관을 얻어야 한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 매일 써여 된다.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 대한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 인생을 보낸 시간에 대한 나의 기록이다. 내가 한 실험과 관찰, 내가 얻은 노하우 등 책이 기록되면 다른 사람이 보고 참고할 것이다. 수십 년 보냈는데, 할 이야기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당시 세미나에서 구 소장은 이렇게 마무리 발언을 하였다. “각자가 각자다운 것을 찾는 걸 포기하지 마라. 몇 살이고, 무엇을 하든 상관없다. 나를 찾는 것을 포기하지 마라. 이걸 포기하면 내 존재를 채울 수가 없다. 나를 채우지 못하면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라. 찾아서 그 길을 가는 사람이라면 10년 정도의 땀이 필요할 것이다.”     


2005년의 메시지가 이제야 내게 울림으로 돌아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나이에 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