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속도

거북이를 사랑하는 방법

by 강산

어릴 때 생일선물로 받은 거북이를 키운 적이 있다. 어린 나는 기대했다. 내 작은 친구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나를 반겨줄 거라고. 하지만 거북이는 하루 종일 조용했다. 느릿느릿,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움직였다. 그 모습이 한없이 게을러 보였던 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었다. "내 거북이는 잠만 잔다. 조금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거북이에겐 가장 자연스러운 속도였을 것이다. 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바다거북은 400년을 살기도 한다. 긴 세월을 살아가는 그들에게는 우리가 조급해하는 순간조차 한없이 여유로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반면, 매미를 떠올려보자. 매미는 7년이라는 긴 시간을 땅속에서 보낸다. 그리고 마침내 땅 위로 나오는 순간,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한 달. 너무나 짧은 이 시간 동안, 매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부른다. 목청껏 울부짖고, 생의 마지막까지 뜨겁게 사랑하다가 사라진다.


매미는 거북이를 이해할 수 없다. 날갯짓 한 번의 순간조차 소중한 그들에게, 거북이는 그저 세상에서 가장 느긋한 바보다. 거북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은 여전히 처음 걷던 길 위에 있는데, 매미는 어느새 사라져 버리니까. 우리는 결국, 서로의 시간을 온전히 살아볼 수 없기에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거북이를 사랑하는 방법

거북이를 사랑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거북이의 속도를 존중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디를 좋아하는지, 언제 움직이는지, 무엇을 먹는지 지켜보다 보면, 어느새 거북이의 리듬을 이해하게 된다. 사랑도 이와 비슷하다. 내 속도와 다르다고 해서 다그치거나 조급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것. 사랑은 그렇게, 서로의 속도를 맞춰가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속도는 상대적이다. 매미의 삶을 알지 못하는 거북은 그들의 애달픈 울음이 그저 소음으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속도를 이해하지 않은 사랑의 구애는 받아들이기에 일방적인 호소에 가깝다. 마음이 닿는 속도가 다를 때, 한쪽은 너무 빨라 허공을 스치고, 다른 한쪽은 너무 느려 손을 내밀기도 전에 놓쳐버린다.


하지만 서로의 속도를 억지로 맞추려 하면 거북의 등은 무거워 숨이 차고 매미의 날개는 가라앉아 날아오르기조차 힘들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한쪽이 힘겹게 따라가거나, 다른 한쪽이 앞서 가다 지쳐버리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거북이의 등에 매미가 잠시 쉬어가고, 때로는 매미의 날갯짓에 거북이의 걸음이 조금 가벼워지면서, 서로에게 편안한 속도를 찾아가는 것. 사랑은 분명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다가오는 속도를 알 수 있다면, 사랑은 더 이상 조급함이나 답답함이 아니라 기다림의 기쁨이 된다. 때로는 멈춰 서서 바라봐주고, 때로는 한 걸음 먼저 내딛을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같은 길 위에 있다는 사실이다. 사랑은 빠르게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다가가면서 같은 걸음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거북이가 거북이의 속도로, 매미가 매미의 속도로 살아가듯, 사랑도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며 흘러갈 때 가장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중요한 건 결국, 마음이 닿는 순간일 테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사랑의 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