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3) 말레이시아는 뭐 먹고살까? [속편]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 룸푸르에 처음 도착한 순간부터 평소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너무 다름에 놀랐고 말레이시아를 겪으면서 놀라움은 점점 궁금함으로 바뀌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함께 현재 정치 체제도 복잡하고 인종 구성도 다양하다는 것 정도는 중간 공부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직접적인 원천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진지하게 궁금해져서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1. 말레이시아의 인구 구성
말레이시아의 인구는 약 3,200만 명으로 집계되며, 약 70%인 2,200만 명은 말레이인, 약 24%인 700만 명은 중국인, 그리고 나머지 6%는 인도인과 기타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로, 전체 인구의 약 60%가 무슬림입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는 아랍의 정통 이슬람 국가와 달리 종교의 자유가 허용되는 나라로, 인종만큼 다양한 종교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중 중국계가 주류를 이루는 불교신자가 약 19%, 인도계가 주류를 이루는 힌두교 신자가 약 6%이며, 대부분 동 말레이시아(코타키나발루가 위치한 섬)에 거주하는 기독교 신자도 9%나 됩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 원주민인 부미푸트라가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하지만, 경제는 인구의 24%인 중국계가 대부분 장악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미푸트라 우대 정책으로 소득 격차가 다소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말레이시아 내 상위 20%와 하위 40%간의 소득 격차는 4.47배에 이릅니다.
2. 말레이시아는 뭐 먹고살까?
말레이시아는 원유 및 천연가스, 야자유, 주석, 천연고무 등 천연자원이 풍부하며, 이들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국가 재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산유국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의외지만 말레이시아의 수출/수입 품목 1위는 전기/전자 제품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발전을 본받고자 '동방 정책'을 실시하여 반도체, 노트북, 전자부품, 가전제품 분야의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 전기 전자 제품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수출 상품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세부 품목에서 전자집적회로 관련 품목들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특히 자동차 반도체 칩 공급망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 주도 사업이 위와 같다면, 서민들은 뭐 먹고살까?
2020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업종별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서비스업 54.78%, 제조업 35.91%, 농업이 8.2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 의약품, 의료 기술에서도 대규모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목재와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이 풍부하므로 팜유 생산과 정제에서도 선두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금융업에서도 중요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이슬람 금융에서 글로벌 리더의 위치에 있습니다. 이슬람 채권 수쿡(Sukuk) 발행 시장 1위를 말레이시아가 차지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매년 26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29위 수준의 관광 대국이기도 합니다.
아주 간략하게 말레이시아라는 나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가 금융, 특히 이슬람 금융의 허브라는 사실이 놀랍고 전기 전자 제품의 생산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동차 생산기술을 보유한 나라가 흔치 않은 걸로 아는데 말레이시아에 많이 돌아다니는 Proton 차량이 말레이시아 기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유국이라 그런지 교통비도 아주 저렴하고 통신 기술도 발달되어 있어 인터넷망도 잘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의 말레이시아 거주 만족도는 아주 좋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생활 물가가 저렴하고 날씨가 온화한 편이니 살기에 적합하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도 매우 친절한데, 절제하는 게 일상인 무슬림들인 만큼 본인 스스로의 행동도 타인을 대하는 행동도 잘 통제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빈부격차가 심하지만 정부가 주도해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되는 나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