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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온나길 Jul 08. 2024

삶의 정도

 요가 선생님이 그랬다.


 정도라는 게 있다면, 요가는 끊임없이 이 정도에 가깝게 궤도를 수정하는 거라고. 정도에 수렴하도록 궤도를 계속 수정해 나가는 게 개인 수련이라고 한다.


 우리의 몸은 매일매일 달라진다. 시간의 흐름이나 주변 환경의 변화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뿐 아니라 오늘 되던 동작이 내일은 안 될 수도 있고 내일 안 되던 동작이 모레는 될 수도 있다. 매일매일이 다르다. 같은 몸은 없다. 그래서 계속 궤도를 수정해 가야 하는 거다.


 그렇다면 삶의 '정도'란 무엇일까? 나는 그동안 '정도'를 '이상'과 같은 말이라고 오인했다. 내 이상은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이상도 아닐뿐더러 거기에 수렴하기 위해선 나 자신을 구겨 넣어야 했다. 지금의 나를 무시하고 변형시켜야만 하는 걸 '정도'라 할 수 있을까? 그 한없이 불편한 상태를?


 요즘 내 삶의 중심을 다시 잡고 있다. '이상적인' 내가 되기 위한 여정이 아닌, 그냥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방향을 어떻게 잡아나갈지를 고민 중이다. 지금까지의 내 삶은 끊임없이 부족한 나를 버리며 가상의 나를 갈망하는 형태였기에. 그렇게 평생 살아갈 순 없다.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지금까지 내가 무겁게 살아온 건 '이상적인' 내가 되기 위한 수많은 기준들이 닻처럼 무겁게 아래로 아래로 나를 끌어내리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신기하게도, 사람의 얼굴은 계속 변한다. 전체적인 인상도, 분위기도 묘하게 생김새도 그렇다. 설령 동일인물이라 할지라도 10년 전의 사람과 10년 후의 사람은 인상도 느낌도 다르다. 그 사람의 내면과 삶의 태도가 결국 겉으로도 묻어나는 것 같다. 그럼 나는? 나는 어떻지? 전보다는 확실히 인상이 더 선명해지긴 지만, 무섭고 경직돼 고 고압적으로 보인다. 너무 삶을 심각하게 살아온 탓인가? 내가 살고 싶던 것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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