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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온미라클 Apr 20. 2023

나는 브런치 작가다.

브런치 작가 되기 챌린지


오랜만에 메일함을 열었다.

어젯밤 브런치 작가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5일 이내에 결과를 알려준다는 안내 문구를 본지 이제 겨우 20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떨리는 마음이 잠시도 한가한 틈을 주지 않는다. 의미 없는 몸짓이란 걸 뻔히 알면서 혹시나 하고 달려가는 맘은 어쩔 수 없다.


어? 이게 뭐지?


대박~~~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란 글자가  나를 향해 환하게 웃고 있다. 얼떨떨해 당황스러우면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야호!! 나 브런치 작가 됐다."

저녁 먹을 준비를 하던 아이들도 놀래 달려와 축하해 준다.



지금 밥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얼른 메일을 캡처해 브런치 챌린지 단톡방에 올렸다.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리더님과 동기들이다. 

함께 힘든 산을 넘어왔기에 가장 먼저 축하를 받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부터 쓰는 글의 무게감이 달라져서일까??  갑자기 부끄러움이 몰려온다. 아직은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  '잘못 온 건 아니겠지?' 괜한 걱정도 된다.


브런치 챌린지를 하는 지난 9일, 도저히 글을 쓸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한 커뮤니티에서 '브런치 챌린지 모집' 안내만 보고 무작정 신청을 했다. 일정을 보고, 망설이고 말고 할 것도 없이 발부터 담갔다.

할 수밖에 없는 환경 안으로 몰아넣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무대뽀 정신'이 발동한 것이다. 사실, 정 쓸 시간이 없으면 과정이라도 배워 나중에 도전하자는 마음도 조금 있긴 했다.


3월 20일 저녁 8시 30분에 줌으로 처음 만났다. 

서로에 대한 소개나 탐색의 시간도 없이 바로 열공 모드다. 나의 키워드 10개를 뽑고, 자기소개와 쓰고 싶은 주제를 적었다. 그중  가장 쓰고 싶은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활동 계획  세우기로 첫 번째 수업이 마무리되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과제로 주어져 머리를 쥐어짜야 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막연함에서 구체적인 뼈대를 세우려니 캄캄한 미로 위에 서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 칸 한 칸 채워 갈수록 내가 쓰고 싶은 글의 틀이 잡혀갔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음부턴 쓰기만 하면 되었다. '초고는 쓰레기'라는 톨스토이의 말을 무던히도 강조하며 독려하는 리더님 덕분에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맞다. 2주에 한 번씩 오가는 제주행으로 그잖아도 몸의 상태가 말이 아니다. 거기다 챌린지 기간 동안 이틀이나 장거리 이동을 해야 하고. 하루 종일 수업과 포럼에 참여해야 하는 날도 며칠 있다. 집에 돌아오면 파김치가 되어 씻을 힘도 없는데 리더님의 전방위적 압박에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기차와 전철 안에서 휘갈려 놓은 글을 꺼내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어느새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세 편의 글을 썼다. 

그리고 어제 수업 전 브런치 작가 신청 준비를 마치고 챌린지에 참여했다. 브런치 신청과 마무리 나눔으로 가볍게 진행될 줄 알았는데, 아니다. 열정 넘치는 우리의 리더님 오늘도 열공이시다. 알려주고 싶은 게 많아 일분일초를 아까워하는 모습에 딴짓을 할 수가 없다.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책과 아낌없는 꿀팁 대방출로 대미를 장식해 준 리더님은 정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지금까지 함께한 동기 8명 중 6명이 브런치를 신청해 5명이 합격 소식을 들었다. 기다리고 있는 1명도 곧 좋은 소식이 올 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담 우리 리더님은 브런치 일타강사??ㅎㅎ 

24시간을 대기하며 조언해 주고 열과 성을 다했는데 당연한 보상이다. 암튼,  멋진 리더님께 아낌없는 감사와 축하의 박수를... 짝짝짝


그런데 막상 브런치 작가가 되고 보니 부끄럽다. 그래서, 몇몇 커뮤니티에 자랑을 하긴 했는데 진짜 나와 가까운 지인들에겐 자랑을 할 수가 없다. 왠지, 남의 옷을 입고 내 옷인 양 자랑하는 것 같은 민망함 때문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제 내 신분은 브런치 작가다. 이름에 맞는 옷으로 갈아 입자. 처음엔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몰라 좌충우돌 힘도 들겠지만 꼭 나를 빛나게 해 줄 옷을 찾아보자. 그 옷을 예쁘게 입고 멋진 강연을 하는 그날을 꿈꿔보자.


'작가와의 만남'에 방청객이 아닌 강연자로 서는 그날을 위해 

오늘부터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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