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둘 곳

25.12.10

by gaosanma

오늘 잠시 다녀온 대치동에서 나는 마음이 시리더라.


예비고3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 광고 문자가 쌓여간다. 대부분 약간의 입시 정보를 미끼로 수업 홍보 성격을 띠긴 하지만, 아무 준비도 안 된 예비고3 엄마로서 더 열심을 내긴 해야 하는데… 막상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치동을 다녀오면 반나절이 그냥 소비되는 것도 아깝고, 선택할 카드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동력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 모 학원 구술면접+논술 특강 설명회를 갔는데… 알고 보니, 우리 상황에는 맞지 않는 수업이라, 왜 하필 이 설명회를 선택했던 것인지 나 자신을 탓하며 바늘방석에 앉은 듯 앉아 있다 슬며시 나왔다.


12월이지만 비교적 푹한 날씨임에도, 나는 머리 둘 곳 없는 예수님처럼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 사람인 양 마음이 서늘해져 잠시 길을 잃었다. 사무실로 돌아가기 애매한 시간이고, 바로 귀가하는 것도 민망해 고민하다 나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흐른다.


잠시 다녀온 대치동에서 나는 이렇게 마음이 시리더라. 그런데, 이 동네에서 무거운 가방을 이고 다니며 가끔 혼자 밥도 먹어야 하는 우리 아이는 얼마나 쓸쓸했을까.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잠시 자신이 없어졌다.


Gemini_Generated_Image_kw8ktbkw8ktbkw8k.png 이미지 출처 : Gemini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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