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무슨 말을 듣고 싶으세요?’
한참을 머릿속에서 헤집어 꺼낸 말이 이내 설움과 함께 몰려들었다.
‘미안하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이 그렇게 듣고 싶었다.
그 말을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억수같이 쏟아졌고 눈물이 와르르 무너졌다. 어째서일까. 왜 나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비수를 꽂고 싶어 하는 걸까. 이런 말을 왜 듣고 싶어 하는 걸까. 사랑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듣고 싶어 하고 내가 아픈 것을 몰랐다는 것에 미안함을 듣고 싶어 하고 고생한 것에 미안함을 듣고 싶어 하는 걸까. 그들은 충분히 나에게 쏟아준 것일 텐데. 나는 왜 아직도 이기적이게 그런 말들을 바라고 있는 걸까. 마음이 텅 비어버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