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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랑비메이커 Nov 24. 2018

[신간 펀딩]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가랑비메이커 네번째 이야기가 시작되던 시점

가랑비메이커 네번째 에세이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텀블벅 프로젝트

이야기가 시작되던 시점,에 대하여

https://www.tumblbug.com/garangbimaker4



우리가 남겨둔 이야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수많은 이야기가 역류하는 세계. 진심이 없는 노이즈를 줄이면 세계는 다시 고요해진다. 매일의 삶 속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숱한 사람들과 끊임 없는 대화, 그 가운데 픽션이 아닌 진실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네 번째 이야기를 쓰게 된 결심이 된 건 일기장 속 고민이었다. 쓰는 일을 업으로 하면서 나는 쉬지 않고 떠들어야만 했다. 반듯이 펼친 노트 위에서, 낯설고도 익숙한 얼굴들 앞에서. 심지어는 홀로 남겨진 방안에서도 파란 메일창을 켜두고, 노란 채팅창을 켜두고서 말이다.


그러다 문득,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아졌다. 왁자지껄한 친구들 사이에서 소음의 무게를 더하는 일이 지겨워졌다. 나를 위로하지 못하는 나날 속에서 본 적 없는 이들의 삶의 조각을 훑고 그 위에 위로라는 것을 건네고 있는 내가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잠시만이라도 노이즈 없는 고요한 세계를 직면해보고 싶어졌다.





소란스럽지만 고요한 세계

입을 닫고 마음을 열다



얼마간 메일 목록을 펼쳐보지 않았다. 빨간 채팅창 속 대화가 궁금하지 않았다. 스스럼 없이 만나던 친구들과의 약속을 미뤄두었다.


타인의 세계, 혹은 그들과 나와의 관계에 집중하느랴 놓쳐버린 나의 세계를 다시 붙잡기 위해서 나는 잠시 입을 닫고 손가락을 멈추었다. 그리고 나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보았다. 좁은 구석 한가운데로 몰아두었던 지질한 감정들과 못난 기억들에 바람을 한 번 쐬어주기 시작하면서 문틈은 점점 벌어졌고 이내 활짝 열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작가는 창작자인 동시에 최초의 독자라는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만족과 위로, 그리고 인정이 될 만한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마음으로 집필을 하기 시작했다. 나조차도 잊거나 무시해버렸던 이야기들을 끄집어 내며, 작가도 최초의 독자도 아닌 그저 나의 나로서의 글을 써보기로 결심했다. 페이지 안과 밖의 나의 거리를 적정 유지하는 것을 하나의 의무처럼 여겨왔던 내게는 조금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주한 타인을 위한 표정과 언어가 아닌
거울 앞, 유일하게 서 있는 나를 향한 표정과 언어



누군가의 삶에 기대어 누군가의 눈에 기대어 길거리를 가득 채우던 노래와 때 지난 영화들에 기대어, 펜을 들던 때와는 전혀 다른 시간이었다. 온전히 나로부터 시작되고 나로부터 맺어진 이야기, 그러나 알게 모르게 나를 스치고 머물렀던 당신과 어딘가 닿아있음을 느끼게끔 하는 논픽션의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소란스럽고도 고요한 세계로

당신을 초대해요



이야기는 1부 허밍- 2부 독백- 3부 나레이션으로 이어지며 실체가 없는 것만 같은 감정들부터 언젠가 머물러 본 적 있는 하루들까지, 고요하지만 그 누구보다 번잡스럽고 소란스러웠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이곳은 스물여섯과 일곱을 지나는 길목에서 만났던, 우물처럼 깊은 고민과 종잇장처럼 가벼운 나날의 고백들이 모인 소란스럽고도 고요한 세계."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다고 자신하는 우리지만 조금만 얼굴을 마주 보고 몇 문장의 대화가 오가기만 하여도 우리는 닮은 구석 없이도 서로에게서 거울을 발견한다. 이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들로 다가올지도 모르지만 한 장 한 장 넘겨내는 이야기들 속에서 언젠가 만났던 한숨과 웃음이 지나갈 것이다.


서로 다른 곳에서 와서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는 우리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일 수 있는 것에는 결국, 이와 다른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2019년의 첫 인사,

그 생이 시작되던 날에



생의 감각이 진하게 되살아나는 계절, 겨울에 저 가랑비메이커의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텀블벅 펀딩이 시작되었습니다. 언젠가는 나를 꼭 닮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페이지로 옮겨지고 책이 되는 계절은 겨울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차가운 바람에 코끝이 시리고 귀가 떨어질 듯이 얼어붙는 날이면 어쩐지 살아 있음을 진하게 느끼곤 했거든요. 겨울에 삶을 시작했기 때문일까요? 움츠러드는 계절이지만 정신은 더욱 맑아지는 겨울 좋았어요. 게다가 겨울은 끝과 시작에 머물러 있는 계절이라는 게 참 좋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신간 프로젝트 펀딩은 2018년의 끝에 시작해서 2019년 1월 20일에 당신의 앞에 도착하도록 준비하게 되었어요. 1월 20일은 제가 처음 세상을 만났던 날이기도 하고 가장 춥다는 대한이기도 해요. 생의 감각의 감각까지 되살아나는 날이라고 해도 될까요?


살아있음을 느끼며 토해낸 저의 독백을, 당신의 겨울에 허락해준다면 깊게 닿고 싶어요. 그리고 나의 고요한 세계가, 그 세계에 뱉어진 독백이 당신만의 고요한 세계를 발견하게 해주기를 바랍니다. 조금은 후회가 남고 아쉬운 2018년이 지나간다고 하여도 새롭게 시작될 당신의 2019년은 달라질 거예요.


소란스럽고도 고요한 세계에 잔잔히 울려퍼질 독백을 만나준다면요. 어쩌면 우리는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에 머물렀어도 페이지를 사이에 둔 채로 던져진 독백으로 단 하나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https://www.tumblbug.com/garangbimaker4





*텀블벅 페이지로 이동하시면 신간 <고요한 세계에 독백을 남길 때> 의 기획의도와 내지 페이지 등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펀딩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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